경전 속 동물 마음 엿보기
이미령/담앤북스/16,800원

불교의 여러 경전에는 사자·호랑이·여우·토끼·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이야기 〈자타카(본생담)〉는 유명한 ‘이솝 우화’에도 영향을 끼쳤을 정도로 흥미로운 동물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경전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뇌이는 앵무새, 떠돌이 개들의 억울함을 풀어준 우두머리 개, 부처님에게 꿀물을 공양한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들의 일화가 수록돼 있다. 이를 통해 알리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경전 속 동물들의 이야기는 동물들의 입을 빌려 좀 더 친근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명하고, 어리석은 사람의 어리석음도 꼬집기 위함이다.

‘경전 이야기꾼’으로 알려진 저자는 격월간 〈금강〉 ‘경전 속 동물 마음 엿보기’ 코너에 연재한 글을 모아 이 책을 펴냈다. 〈현우경〉에는 ‘부처님께 꿀물을 공양한 인연으로 아라한의 경지에 오르는 현자가 되기도 한다.’, 〈자타카〉에는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원숭이는 사람 흉내를 내는 간악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등의 경구가 있다. 이 책의 제목 〈숲속 성자들〉은 이 경구에서 착안했다.

저자는 동물의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과 삶의 지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려주고자 했다. 책은 1부 ‘작고 여린, 그래서 아름다운’(새, 벌, 거북), 2부 ‘지금 당신 옆의 따뜻한 생명들’(고양이, 개, 토끼, 사슴), 3부 ‘그렇게만 보지 말아요’(원숭이, 여우, 곰, 뱀, 나귀), 4부 ‘동물, 그 이상의 존재’(말, 소, 사자, 호랑이, 코끼리) 등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서문에서 “귀여운 동물도 있고 사나운 동물도 있고 징그러운 동물도 있지만, 동물은 동물일 뿐이다. 그들을 통해서 불교는 자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들려주고 있다.”면서 “그러니 이 책은 엄밀하게 말하자면 ‘동물은 그저 거들 뿐’인 것이요, 붓다가 사람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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