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는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가 국보로 승격 지정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2월 27일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보 승격 지정을 예고했고, ‘남원 대복사 동종’과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병풍’은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2003년 2월 3일 보물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보물 지정이 해제됐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일괄로 제작한 불화로,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돼 있다. 팔상도(八相圖)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을 8개의 주제로 표현한 불화다. 우리나라에선 조선 초 〈월인석보(月印釋譜)〉의 변상도를 차용한 팔상도가 제작되다가 후기에 접어들면서 〈석씨원류응화사적〉에 제시된 도상으로 새로운 형식의 팔상도가 유행했다. 순천 송광사 팔상도는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화기를 통해 1725년(조선 영조 1)에 제작됐고, 화승 의겸(義謙) 스님 등이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괄로 동시에 조성해 봉안했고, 영산회상도도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해 하나의 개념 속에 제작된 일괄 불화로서 완전함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수화승 의겸 스님의 지휘 하에 영산회상도를 중심으로 팔상도 각 폭이 통일된 필선과 색채를 유지하면서 수많은 화제로 구성된 팔상의 인물들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했다. 전각 및 소나무 등을 이용해 공간성만이 아니라 사건에 따른 시공간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에 있어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보물 지정 예고된 ‘남원 대복사 동종’은 몸체에 새겨져 있는 주종기를 통해 승려 주종장(鑄鍾匠) 정우(淨祐) 스님이 신원(信元) 스님 등 7명과 함께 1635년(조선 인조 13) 제작했다. 당초 영원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다가 영원사 폐사 이후 남원 대복사로 이안된 것으로 추정한다.

동종의 제작을 주도한 정우·신원 스님은 17세기 전반에 재건 불사가 진행되는 경기도·충청도·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승려 주종장이다. 남원 대복사 동종은 이 스님들의 초기 작품이다. 종 어깨 부분을 장식한 입상연판문대(立狀蓮瓣文帶),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시대 동종 양식을 계승하고 있고, 종뉴는 쌍룡의 외래 양식을 절충했다. 동시에 입상연판문대에 연화하생(蓮花下生) 장면처럼 연출한 인물 표현, 불법의 전파와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는 원패를 도입한 점 등은 조선 후기의 시대성과 작자의 개성을 담아낸 부분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도 보물 지정 예고됐다. 이 그림은 1778년(조선 정조 2)에 김홍도가 그린 작품이다. 그림의 주제는 북송(北宋) 영종(英宗)의 부마 왕선(王詵)이 수도 개봉(開封)에 있던 자신의 집 서원(西園)에서 1087년경에 소식(蘇軾)·이공린(李公麟)·미불(米芾) 등 여러 문인들과 함께 다양한 문예활동을 즐겼던 ‘서원아집(西園雅集)’이다.

총 6폭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수묵담채로 표현돼 있는데 5폭에서 6폭 상단에 14행으로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제발(그림의 제작 배경·감상평을 기록한 것)이 적혀 있다. 여기에는 1778년 9월에 이 작품이 완성되고 3개월 후인 1778년 12월 강세황이 김홍도를 ‘신필(神筆)’이라고 칭송한 내용이 담겨 있어 김홍도의 예술 세계를 파악하는 귀중한 문헌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