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속에서 찾은 ‘오늘’을 사는 법
​​​​​​​원철 스님/불광출판사/18,000원

옛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압축된 글자로 표현한 ‘한시(漢詩)’는 한자로 쓰였을 뿐, 오늘날로 치면 ‘시’와 같다.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고단한 우리 삶의 모습이 한시에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시는 단순한 시가 아니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손을 거쳐 기록되고, 가슴에 새겨져 전해진 이 짧은 문장 속에는 당대의 사상가와 문장가들이 남긴 시간을 초월해 곱씹을 만한 무언가가 숨어 있다. 시간을 초월해 한시가 현재까지 읽히는 이유다.

책은 한문 고전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원철 스님이 옛 문헌에서 가려 뽑은 한시의 명구만을 옮기고, 이를 바탕으로 그 속에 담긴 이야기와 의미를 더한 것이다. 스님은 한시 안에 숨겨져 있는 ‘사람’과 우리들의 삶, 더불어 세상을 살아가는 법에 대해 설명하며, 이를 통해 옛사람들의 가르침을 어떻게 거울 삼아 오늘을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책은 △사슴의 알, 바닷게의 꼬리 △모서리 한켠이라도 밝힐 수 있다면 △책이 천 권이요, 술은 백 병이라 △맑은 물엔 수건을, 흐린 물엔 걸레를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한국의 김병연(김삿갓)과 사명 대사, 중국의 도연명과 야보 도천 선사, 일본의 사이초 대사까지 한·중·일이라는 지리적 차이와 승속을 막론하고 옛 문헌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던 한시를 찾아 핵심 구절만 옮기고, 새롭게 이야기와 의미를 더했다.

원철 스님은 “절집에 살면서 한시나 선시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다. 책을 통해 세상과 떨어져 혼자라고 느껴질 때에도 두려움 없이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철 스님은 한문 불교 경전과 선사들의 선어록 번역 및 해설 작업을 통해 고전의 현대화에 일조하는 한편,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해인사 강주(講主)·조계종 불학연구소장·포교연구실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불교사회연구소장으로 있다. 저서로 〈낡아가며 새로워지는 것들에 대하여〉,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 〈스스로를 달빛 삼다〉, 〈할로 죽이고 방으로 살리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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