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기대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새해를 맞습니다.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새해를 맞아 여러분에게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행복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걸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무리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좋지 않으면 행복감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일까요? 지혜로운 사람은 공감을 중시합니다. ‘내가 아프면 상대방도 아플 것이다.’라는 공감, ‘내가 힘들면 상대방도 힘들 것이다.’라는 공감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유마거사가 “중생이 아프면 내가 아프다.”고 한 것은 이러한 공감의식에서 나온 말입니다. 공감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배려입니다. 두 번째로 선행(先行)을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먼저 행하는 것이 선행입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상대방을 알아주는 것이 선행으로, 선행은 적극적인 인간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불환인지불기지(不患人之不己知)요, 환부지인야(患不知人也)니라.’라고 하였습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근심하지 말고 내가 먼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근심하라는 말입니다.

다음으로는 신뢰입니다. 상대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올바른 인간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어렵습니다. 다른 이의 이간과 헐뜯는 말에 흔들리게 되므로 서로간의 우의가 쉽게 무너집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이 그래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감과 선행, 신뢰를 튼튼히 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마음수행입니다. 마음수행을 통해 나 자신을 믿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상호간 신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스스로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내가 어느 상황에서든 중심을 잡고 있다면 어느 누가 나를 공격하고 비난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부동심(不動心)을 길러줬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만드는 주인이라는 점에서 마음공부는 필수적 요소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같은 마음이 앞서 언급한 인간관계에서의 공감과 선행과 신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물질문명이 발달하여 인류는 문명의 이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정신세계는 점차 황폐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가치를 물질에 두고 있는 것도 특기할 사항입니다. 마음과 몸은 바늘과 실의 관계와 같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온갖 약과 건강식으로 몸을 치료하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잘 다스려 병을 고치려 하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돈과 명예로는 상대의 마음을 살 수 없습니다. 이기심으로는 공감과 선행을 행할 수 없으며 허세로는 신뢰를 쌓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진실된 마음으로 대해야 공감과 선행, 신뢰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물질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오히려 사람과의 관계를 잃게 됩니다. 친지를 멀리하고 친구를 등한시하며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므로 결국 외로울 수밖에 없고 마음의 문이 폐쇄되어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반면 사회적 관계를 신뢰하는 사람은 늘 평화롭고 온화한 얼굴로 대인 관계를 유지합니다. 그렇게되면 인간적 신뢰가 깊어지고 늘 마음이 편안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인종과 민족, 지역적 편애가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러므로 갈등 대신 화합이 이루어지고 분쟁을 평화가 대신하게 됩니다.

“마음을 바로 잡는 일이 행복의 근원이다.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이 같은 마음을 잘 다스린다.”는 경전 말씀으로 법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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