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불선 통달 탄허 스님 일대기 소설로

백금남/피플워치/26,000원

탄허택성(呑虛宅成, 1913~1983) 스님은 유교와 불교를 아우른 최고의 학승이었고, 오대산 월정사 조실로 수많은 눈 푸른 납자들을 키워낸 선승이다. 유불선에 통달한 혜안으로 세인을 놀라게도 했던 스님의 일대기가 소설로 출간됐다. 〈관상〉·〈궁합〉·〈명당〉 등 역학을 주제로 한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바 있는 백금남 소설가가 5년에 걸쳐 집필했다.

탄허 스님은 숱한 일화를 남겼다. 20대 중반 고암·탄옹 선사 앞에서 〈화엄경〉을 강의했고, 사상가 함석헌 옹과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가 그의 노장(老莊)사상 강의를 듣고 감탄했으며, 전강·경봉 등 당대의 선지식으로부터 학승으로 인정을 받았다. 심지어 위암 말기로 3개월밖에 못 산다는 의사의 말에 6년 뒤 자신의 종명일(終命日)을 예언하고, 실제 그날 그 시간에 입적했다.

저자는 11월 29일 서울 인사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집필을 결심하게 된 건 탄허 스님의 예언이었다. 인품에 해가 될까 우려도 했지만 예언이 세상을 위한 것이고, 그의 사상이 그 속에 담겨 있다면 누락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다.”며 출간 동기를 밝힌 후 “사적인 내용을 담은 자료가 부족했지만 신문기사, 서우담 거사와 후학들의 도움, 탄허문화재단의 법어집 등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책은 △1장-대답하면 살리리라 △2장-나를 제도할 이 저기 있으니 △3장-내게 와 묻고 절하지 말라 △4장-언젠가는 돌아가리라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서두에 △들어가며-종명일을 예언하다, 말미에 △연보 △부록-그가 한 주요 예언들 △후기-이 찬란한 빛 속으로 등이 실려 있다.

백금남은 1985년 제15회 삼성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십우도〉와 〈탄트라〉를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2003년 〈사자의 서를 쓴 티베트의 영혼 파드마삼바바〉로 민음사 제정 올해의 논픽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관상’의 원작을 집필한 데 이어 〈궁합〉·〈명당〉을 잇달아 출간해 역학 3부작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