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 쓴 대강백의 당부
통광 스님 유고집/불광출판사/25,000원

“나는 내 투병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판단했다. 내가 병이라는 상황을 맞아 수행자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불자들에게 알려야 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강백 중 한 사람인 제월당(霽月堂) 통광(通光) 스님이 2013년 입적하기 전 남긴 글의 일부다. 통광 스님은 한암 중원 스님, 탄허 택성 스님으로 이어지는 강맥을 이은 각성 스님, 무비 스님과 함께 ‘탄허 3걸’로도 불린다. 통광 스님은 수행 정진과 후학 양성으로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특히 고승들의 수행처로 알려져 있었지만 폐허로 남아있던 지리산 칠불사를 20여 년 간 각고의 노력으로 복원한 장본인기도 하다.

50여년 간 불제자의 삶을 살다 간 통광 스님은 입적하기 전까지 경전과 고승어록을 역해한 저서 몇 권만 남겼다. 암 진단을 받고도 담담하게 자신에게 남은 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 글을 썼다. 이 책은 스님의 삶과 뜻을 잊지 않으려는 이들이 염원을 모아 간행한 통광 스님의 유고집이다. 

스님은 암 투병 중에 쓴 글에서 “생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이를 고마워하며 평생 쌓아 놓은 불법을 확인하고 좋은 날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스님은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게 마지막까지 수행자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으며 글을 써내려갔다.

책은 제1부 불이문, 제2부 금강문으로 이뤄졌다. ‘불이문’에는 ‘토끼 뿔을 그리며’·‘선과 차의 세계’·‘마음아, 어디 있느냐’ 등 9개 주제의 글이, ‘금강문’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쓸 것인가’·‘산정에 오르는 길’·‘기도를 통해서도 견성오도할 수 있을까’ 등 6개의 글이 실려 있다. 말미에는 통광 스님의 행장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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