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삼나무 우거진
완만한 숲길엔
테라피 효과 좋은
피톤치드 ‘가득’

국립장성치유의숲은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우거져 맑은 공기가 가득한 숲이다.
국립장성치유의숲은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우거져 맑은 공기가 가득한 숲이다.

편백(扁柏)나무는 피톤치드(식물이 박테리아·해충의 퇴치를 위해 생산하는 유기화합물)가 많이 나오는 유익한 나무다.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에 걸쳐있는 축령산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나무의 군락지다.

전북 순창 출신인 독립운동가 임종국(林種國, 1915~1987)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황폐화한 산림에 34년 간 편백나무·삼나무·낙엽송 등 78만 그루를 심고 가꿨다. 오늘날 국립장성치유의숲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장성치유의숲을 대표하는 수종은 편백나무와 삼나무다. 잎이 닮아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같은 나무라고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나무다. 두 나무 모두 측백나무과 상록교목인데 편백나무 잎은 손바닥을 펼친 듯하고, 삼나무 잎은 굽은 바늘처럼 뾰족하게 생겼다.

장성치유의숲은 추암·모암·금곡 주차장에서 각각 걸어 올라갈 수 있다. 숲에는 △물소리숲길 △숲내음길 1·2 △산소숲길 △건강숲길 △맨발숲길 △하늘숲길 등 다양한 코스의 치유의길이 있다. 중앙임도를 따라 왕복할 수도 있다. 모암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산소숲길은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바로 만나볼 수 있는 곳이어서 주민과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 모암 주차장 위쪽 금빛휴양타운 주차장에 주차한 뒤 트레킹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모암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길을 추천한다.

모암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편백나무 터널과 호수, 편백나무·삼나무가 어우러진 빽빽한 숲을 지나게 된다. 청량한 바람에 실려 온 편백나무 향기에 먼 길을 달려오느라 멍해진 머리와 온갖 번뇌로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데크길과 비교적 완만한 길을 15분가량 오르면 금빛휴양타운과 휴게소 사이에 난 산소숲길을 만나게 된다.

데크길과 비포장길 중 한 곳을 선택해서 나아가면 된다. 어느 코스로 가든 편백나무 세상이다. 눈에 보이는 나무의 초록 잎과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건강해질 것 같은 초록 향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장성치유의숲은 특히 설경(雪景)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어서 겨울에 사진작가와 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코스를 돌아보려면 넉넉하게 3~4시간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치유의숲이니 만큼 가급적 서두리지 말고 천천히 돌아보길 권한다.

일본 교토 나라현 호류지(法隆寺)의 서원(西院) 구역에는 1,300년 전 지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 있다. 바로 금당과 오층목탑이다. 백제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 건축물들은 모두 충해(蟲害)와 습기에 강한 편백나무로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백나무는 일본어로 ‘히노끼(ひのき, 檜)’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현재까지도 가구용·건축용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피톤치드를 내뿜어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불교 건축의 목재로도 사용되고 있는 편백나무. 이 나무가 울창한 국립장성치유의숲 한 귀퉁이에 앉아 지나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숲의 청량한 기운으로 다가올 자신의 멋진 삶을 꿈꿔 보기 바란다.

비가 내리는 날, 숲에선 더 짙은 자연의 향기가 난다. 탐방객 여럿이 보슬비 내리는 장성치유의숲 데크길에서 짙은 나무향기를 맡으며 걷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 숲에선 더 짙은 자연의 향기가 난다. 탐방객 여럿이 보슬비 내리는 장성치유의숲 데크길에서 짙은 나무향기를 맡으며 걷고 있다.
장성치유의숲 만남의광장 부근에는 깔딱고개가 있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만큼 가파른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름만큼 힘든 코스는 아니다.
장성치유의숲 만남의광장 부근에는 깔딱고개가 있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만큼 가파른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름만큼 힘든 코스는 아니다.
장성치유의숲은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에 걸쳐 있는 축령산 자락에 있다. 겨울옷을 입은 축령산과 장성치유의숲은 멋진 설경을 렌즈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에게 인기있는 촬영장소다. 〈금강신문 자료사진〉
장성치유의숲은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에 걸쳐 있는 축령산 자락에 있다. 겨울옷을 입은 축령산과 장성치유의숲은 멋진 설경을 렌즈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에게 인기있는 촬영장소다. 〈금강신문 자료사진〉
눈에게 몸의 일부분을 내어주고도 강건하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겨울 한파를 묵묵하게 받아들이며 극복해내는 기세(氣勢)는 인간도 본받을만하다. 〈금강신문 자료사진〉
눈에게 몸의 일부분을 내어주고도 강건하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겨울 한파를 묵묵하게 받아들이며 극복해내는 기세(氣勢)는 인간도 본받을만하다. 〈금강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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