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해설한 조주선사 어록
대원 스님/불광출판사/각 6만 원

당나라 시대 고승 조주종심 선사(趙州從諗, 778~897)는 우리에게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끽다거(喫茶去)’·‘남천참묘(南泉斬猫)’·‘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등의 고칙(古則)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주선사가 남긴 번뜩이면서도 탁월한 선기(禪機)를 보여주는 일화들은 〈조주진제선사어록(趙州眞際禪師語錄)〉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져 간화선 수행자들의 대표 공안(公案)으로 자리 잡았다. 전 조계종원로회의 의장 대원 스님이 조주선사의 기연과 어록을 강설한 내용을 정리한 책을 출간했다.

타인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과정에서 임제선사는 할(喝)을, 덕산선사는 봉(棒)을 사용한 것과 달리 조주선사는 평범한 일상의 언어[言句]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주선을 ‘구순피선(口脣皮禪)’이라 부르며, 그의 어록을 ‘간화선의 진수’이자 ‘화두선의 원조’로 여기고 있다.

조주선사가 남긴 어록은 수학 문제와 같이 공식으로 계산해 정답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그가 남긴 어록들은 수행자들에게 당장은 알아듣지 못해도 깨달음의 씨앗이 되고 지혜를 탁마하는 거울이 될 것이다.

앞서 대원 스님은 수좌들에게 간화선을 비롯한 불교수행에 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2016년 하안거부터 〈조주록〉 강설을 시작했다. 책은 6년 간 진행된 대원 스님의 강설 내용을 엮은 것으로, 525개 공안에 대한 해설, 〈선종송고연주〉·〈선문염송〉·〈염송설화〉의 내용, 대원 스님의 착어(著語)와 송(頌) 등이 수록됐다.

대원 스님은 조주선사의 어록을 통해 “중생의 의식을 통해 아는 것은 중생의 습성만 키우는 것이고, 중생의 의식을 벗어난 것이 ‘반야지혜(般若智慧)이므로, 일체분별과 알음알이를 내려놓고 오직 일념참구(一念參究)를 통한 깨달음이 종문의 법칙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핵심을 강조한다.

대원 스님은 1956년 상주 남장사로 출가했다. 1958년 고암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62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각각 수지했다. 1986년 공주 학림사를 창건했으며, 1995년 오등선원을 개원, 조실로 추대됐다. 2001년 오등시민선원을 개원한 후 선의 대중화에 힘써왔다. 저서로 〈철벽을 부수고 벽안을 열다〉·〈진흙 속에서 달이 뜨네〉·〈무구자 도인 주해 반야심경〉·〈대주선사어록 강설〉·〈금강경오가해 강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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