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종이 9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구인사 대조사전 앞마당과 광명전에서 ‘인류의 평화와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수륙재·영산재·생전예수재’를 봉행한 데 이어 10월 9일 단양 온달관광지에서 ‘구인사 삼회향놀이’(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25호)를 시연한다. 구인사삼회향놀이보존회 스님들이 주축이 되어 늦여름에 이어 중추(中秋)에 펼치는 이번 재의식은 불교 전통문화의 복원과 계승에 대한 천태종의 의지와 노고를 잘 보여준다. 

수륙재·영산재·생전예수재는 한국불교의 3대 재의식이다. 영산재 하나만 제대로 봉행하려고 해도 3일 밤낮이 소요되는데, 세 종류의 재의식을 3일간 날마다 축약해 펼치려면 준비과정이 여간 복잡하고 어려운 게 아니다. 오방색 천으로 내·외 결계(結界)를 장엄하고, 괘불을 걸고, 불보살님 전에 온갖 음식을 진설하는 등 재의식 전까지 사중(寺中)의 사부대중은 몇 날 며칠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삼회향놀이를 시연하는 구인사삼회향놀이보존회 스님들도 일 년에 한두 차례 있는 시연을 위해 평소 각자 맡은 부분을 연습하고, 함께 손발을 맞추는 등 지난(至難)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불교의 각종 재의식은 기본적으로 조상 천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불보살님께 공양을 올리면서 각종 춤과 노래를 곁들여 영가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재의식은 또 동참 재자의 복덕과 지혜를 증득시키고자 하는 방편이다. 이를 통해 모든 사부대중이 진리의 문에 다가서도록 이끈다. 결국 이런 재의식은 출가 수행자의 청정한 수행력에 바탕을 둘 수밖에 없다.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염불 수행을 하는 등 주경야선을 실천하는 천태종 스님들이 펼치는 재의식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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