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원 스님에 대한 도반·후학 회고담
유철주/조계종출판사/32,000원
조계종 중앙종회의장(1981년)과 조계종 총무원장(1984년)을 지낸 데 이어 직지사 주지를 일곱 차례, 동국대 이사장을 네 차례나 역임했던 녹원 스님(1928~2017)을 추모하는 스물일곱 도반과 후학의 회고담이다.
책에서는 △종단 정화불사 △피폐해진 직지사를 교육과 수행의 도량으로 일궈낸 중창불사 △박정희 대통령 부부와의 인연 △총무원장 추대와 조계종단의 안정 △동국대 이사장 재임 중 동국대 일산병원 건립불사 △제자들과의 에피소드 등 녹원 스님의 뛰어난 수행력과 행정력은 물론 인간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녹원 스님의 문도들은 9월 11일 조계사 템플관 담소에서 출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법등 스님(조계종 원로의원)은 “스님은 1984년 4월 갑작스런 쇼크로 쓰러져 대구 파티마병원에 입원했다. 앞쪽에 성모마리아상이, 뒤쪽에 십자가가 있는 병실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음을 안타까워하던 스님은 ‘살아 나간다면 꼭 불교병원을 짓겠다.’고 원력을 세우셨고, 동국대 이사장 시절인 1998년 1,000개 병상 규모의 동국대 일산병원을 기공해 2002년 준공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또 동석한 직지사 주지 장명 스님은 “녹원 스님이 출타한 사이에 스님 방에 있는 세면장에서 샤워하다가 갑자기 돌아온 스님에게 혼쭐이 났다.”고 일화를 털어놓은 후 “갑자기 돌아온 이유가 책상에 비뚤게 놓아둔 책을 바로 놓기 위함이었다는 걸 뒤늦게 들었다.’고 평소의 깐깐한 성품을 추억했다.
출간을 기획한 손상좌 묘장 스님은 “2017년 12월 노스님 다비와 사리 수습을 마치고 문도 스님들이 모였을 때 사숙 스님들이 들려주는 노스님에 대한 기억이 서로 달랐다. 각자의 추억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다. 그러다 무산 스님 입적 소식을 듣고 뒤늦게나마 이 책을 기획하게 됐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