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편과 겪은 불행 딛고
전생 공덕으로 아라한과 올라

〈삽화=필몽〉
〈삽화=필몽〉

웁팔라반나(Uppalavanna, 蓮華色)는 부유한 상인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녀의 피부는 푸른 연꽃과 같은 색상이고 부드러웠습니다. 그녀의 피부색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에 그녀의 부모는 그녀를 ‘웁팔라반나(푸른 연꽃 색조를 가진 사람)’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녀가 성년이 되었을 때 부모는 그녀를 부유한 가문의 젊은 상인과 결혼시켰습니다. 당시의 관습에 따라 그녀는 사밧티(Savatthi)에 있는 남편의 집으로 시집갔습니다.

시어머니의 의심

웁팔라반나는 시댁 식구들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사업을 위해 라자가하(Rajagaha)로 출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남편이 출장을 떠날 때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임신이 드러나게 되자 시어머니는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백을 주장하는 그녀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는 그녀를 경멸하고 집에서 머물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웁팔라반나는 남편을 찾아 라자가하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남편을 찾아가는 여정은 길고 어려웠습니다. 아이를 임신한 웁팔라반나는 천천히 걸어서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였습니다. 도중에 산통이 시작하면서 그녀는 길가 오두막에서 쉬면서 아기를 낳았습니다. 피곤하고 약해진 웁팔라반나는 갓난 아기를 옷으로 감싸고 쉬었습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아기를 오두막에 남겨두고 가까운 강으로 걸어가 몸을 씻었습니다. 지나가던 한 낯선 사람이 아기의 나지막한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부모 없이 혼자 있는 어린 아기를 보고 버려진 아이라고 생각하고 데려가버렸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오두막으로 되돌아왔을 때 자신의 아기가 없어진 것을 보고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녀는 슬픔에 잠긴 채 아이를 찾아 뛰어다녔지만, 아기를 찾지 못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더 이상 남편에게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웁팔라반나가 자신의 아들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면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자신의 부주의에 대해 용서받을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갈 곳이 없는 그녀는 부모님이 있는 집에 가기로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웁팔라반나가 울창한 정글을 걷고 있을 때 정글에 숨어 있던 강도가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그녀의 남다른 아름다움에 매료된 강도는 웁팔라반나를 아내로 맞이하기로 했습니다. 오갈 데 없던 웁팔라반나는 할 수 없이 강도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강도의 딸을 낳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다시 임신하여 여자 아기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행복하고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종종 그녀에게 격렬하게 화를 냈습니다. 남편은 지난날 어려움에 허덕이던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인 자신의 은혜를 계속해서 상기시켰습니다. 어느 날 맹렬한 말다툼을 한 후에 남편은 격노하며 자리를 떴습니다. 남편에게 화가 난 웁팔라반나는 무릎 위에 누워 있던 어린 딸을 침대에 던졌습니다. 아기는 침대 모퉁이에 부딪히고 바닥으로 떨어져 머리를 다쳤습니다. 아기가 의식을 잃었고 아기의 머리 상처에선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자신이 실수로 딸을 죽였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녀는 강도인 남편이 자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강도인 남편의 분노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았기 때문에 다시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아름다운 웁팔라반나는 허드렛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 하루하루 생계를 꾸려갔습니다. 그녀의 과거 재산과 아름다움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부모에게 돌아가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남편에게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여러 해 동안 극심한 빈곤 속에 살았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땔감을 줍고 있을 때 잘생긴 청년 한 명 이 그녀를 보았습니다. 웁팔라반나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아내로 삼기로 결정했습니다. 불안한 생활에 지친 웁팔라반나도 결혼에 동의했습니다.

웁팔라반나와 그녀의 남편은 얼마 동안 행복하게 함께 잘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사업을 위해 멀리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돌아왔을 때 그는 두 번째 아내를 데리고 왔습니다. 그녀는 젊음이 넘치는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마지못해 젊은 여성과 잘 지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두 여자는 크게 다투지 않고 그럭저럭 지내게 되었습니다.

佛法을 듣고 아라한에 오르다

어느 날 웁팔라반나는 젊은 아내가 머리를 손질하고 있을 때 그녀의 머리에 상처 흉터를 발견했습니다. 그 젊은 아내는 웁팔라반나에게 자신이 강도의 딸이며 어머니와 아버지가 싸우다가 자신이 머리를 다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기절을 하였습니다. 이 젊은 여성은 그녀가 수년 전에 죽은 것으로 여기고 내버려 둔 자신의 딸이었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딸이 같은 남자를 남편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그녀를 역겹고 미치게 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놀라고 한탄하였습니다.

“오늘날 나와 나의 딸이 동일한 남자를 남편으로 공유하게 되었으니 인생이 어찌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애욕을 끊고 출가하여 수행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이 괴로운 죄업을 무엇으로 끊을 수 있겠는가?”

타락한 삶의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어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 방황하다가 기원정사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마침 대중에게 에워싸여 설법하고 계셨습니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웁팔라반나는 저절로 마음이 열리고 법문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일심으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 법 가운데 출가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출가를 승낙받은 웁팔라반나는 열심히 수행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녀가 우포삿타(Uposattha) 법당을 청소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등불을 켜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일을 마치고 명상하기 위해 앉았습니다. 그녀는 등불에 시선을 고정하고 불꽃을 대상으로 한 명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녀는 모든 선정(禪定, Jhanas)을 얻을 때까지 불꽃을 대상으로 한 명상을 밤낮으로 계속했고, 마침내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라한이 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심오한 통찰과 위대한 신통력도 함께 얻게 되었습니다.

〈삽화=필몽〉
〈삽화=필몽〉

비구니의 숲 수행 금지

그 당시 비구니들은 비구들처럼 명상을 위해 숲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탁발을 마치고 어두운 숲에 있는 오두막으로 들어갔습니다. 웁팔라반나는 그녀의 비범한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녀가 출가한 비구니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유혹하는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아라한이 되고 나서는 마음의 해탈로 얼굴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옛날보다 갑절 더 뛰어났습니다. 그녀를 평소 좋아하였던 한 남자가 그녀의 오두막에 몰래 들어와 침대 밑에 숨었습니다. 그녀가 자리에 누운 직후, 그 남자는 웁팔라반나를 성적으로 추행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비구니 아라한을 추행한 죄는 매우 강력했습니다. 그 사내는 달아나던 도중에 자신의 욕망의 불에 타 죽어 아비(Avichi) 지옥에 태어났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침착하게 비구니들에게 그녀의 시련을 알렸습니다. 비구니들은 웁팔라반나의 불행한 일을 부처님께 알렸습니다. 코살라 국왕인 파세나디(Pasenadi) 왕에게 부처님은 도시 내에 비구니들을 위한 승원을 지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 다음 부처님은 ‘비구니가 숲에서 혼자 명상하거나 거주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그녀의 고통과 최종 해탈 달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출가 전 나는 나의 딸과 함께 한 남편을 두었다. 나와 나의 딸은 공동 아내였다. 관능적 쾌락은 불결하고 악취가 나며 더럽다. 감각적 쾌락의 위험을 본 후 나는 집에서 나와 출가하여 부처님 법을 수행하였다. 눈도 귀도 정화되었다. 그리고 마음도 깨끗하게 되었다. 여섯 가지 신통력은 나에 의해 실현되었다.”

전생에 지은 공덕과 서원

아주 먼 전생에 파두뭇타라 부처님(Padumuttara) 시대에 웁팔라반나는 항사바티 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파두뭇타라 부처님께서 어떤 비구니를 여성 출가자 중에서 신통제일이라 칭송하고 여성 상수 제자로 임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광경을 본 웁팔라반나는 7일 동안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식사와 필수품을 공양했습니다. 그때 그녀는 ‘부처님의 상수 제자가 되어야 하겠다.’는 대원을 품었습니다. 파두뭇타라 부처님은 웁팔라반나가 서원을 성취할 것임을 미리 보시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여성 상수 제자이자 신통력 제일의 제자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이때부터 웁팔라반나는 공덕을 성실하게 짓고 그녀의 대원을 향해 노력했습니다.

또 다른 전생에서 웁팔라반나는 가난한 여성으로 태어났습니다. 간다마다나(Gandhamadana) 산에서 7일 동안 깊은 명상에서 나온 한 벽지불이 탁발을 위해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때 웁팔라반나는 이제 막 푸른 연꽃을 꺾어 준비하고 쌀밥을 지었습니다. 벽지불을 보자마자 그녀는 쌀밥과 아름다운 푸른 연꽃을 벽지불에게 바쳤습니다. 벽지불이 자신의 공양을 받아주자 그녀는 기쁨에 넘쳐 푸른 연꽃처럼 아름다워지기를 열망했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죽은 후 천상의 세계에 다시 태어나 오랫동안 천상의 행복을 누렸습니다.

웁팔라반나는 석가모니 부처님에 의해 비구니 중에서 신통력 최고라고 칭송되었습니다. 그녀는 또한 부처님의 두 번째 주요한 상수 여성 제자가 되었습니다. 지혜 제일인 케마(Khema) 비구니와 함께 그녀는 점점 커지는 초기 비구니 상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습니다. 출가 전 젊은 시절 여성의 삶으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던 웁팔라반나는 다른 젊은 여성들이 고통으로부터 해탈을 얻도록 도왔습니다. 여성이 직면하는 독특한 고통에 대한 그녀의 경험은 그녀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여성들과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출가 전 웁팔라반나의 삶은 정말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결혼 후 시어머니로부터 버림받고, 갓난아기를 잃고, 강도를 남편으로 두고, 마침내 딸과 한 남자를 남편으로 함께 살았으니 그 고통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이런 모든 역경은 부처님을 만나면서 해결되었습니다. 부처님을 만나 출가 수행하여 신통력을 얻게 되고, 그 신통력과 부드러운 마음씨로 많은 여성을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였습니다. 부처님 앞에서 모든 고통이 소멸된다는 것을 웁팔라반나는 출가 수행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역경을 겪었던 웁팔라반나의 삶은 외형적인 아름다움이 얼마나 허망한지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해줍니다.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