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호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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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동화작가는 바로 부처님

― 글 신현득

이솝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원전은 〈경면왕경〉

이솝이야기에서 ‘장님 코끼리 만지기’를 읽고 고개를 갸우뚱해본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이솝은 그리스 사람인데, 코끼리가 없는 그리스에서 코끼리 이야기를 어떻게 썼지?’ 하는 의문 때문이다.

사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이야기는 ‘팔만대장경’의 일부인 〈육도집경(六度集經)〉의 87번째 이야기 ‘경면왕경(鏡面王經)’ 내용 중 하나다. 이솝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불설(佛說) 동화인 셈이다. 즉,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부처님이 창작하신 동화다.

그럼, 어쩌다가 부처님의 창작동화가 이솝우화로 알려지게 됐을까? 고대 남인도 아마라삭티왕은 세 왕자의 교육을 위해 바라문 비시누샤르만에게 부탁해 교훈이 담긴 교재를 만들게 하였다. 그것이 바로 우화집 〈판차탄트라(Panchatantra)〉다. 이 우화집에는 불교 경전 속 이야기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는데, 5세기경 〈판차탄트라〉가 유럽으로 전해진 후 이솝우화 중 일부가 된 것이다. 이솝이야기가 된 대표적인 경전 속 설화는 ‘황금 깃을 주는 거위’·‘사자 가죽을 쓴 나귀’·‘하늘에서 떨어진 거북이’·‘모기에게 활을 쏘면’·‘까마귀와 승냥이’·‘장님 코끼리 만지기’ 등이다. 내용에 변화를 준 우화도 있지만, 제목과 내용이 원작과 동일한 경우도 있다.

부처님 설법을 통해 태어난 불교 경전 속 우화 몇 편이 이솝의 이름으로라도 세계 곳곳에 널리 알려졌으니 ‘불교 경전은 세계 동화의 원류’라는 말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럼, 잠시 이솝이야기 속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원전인 〈경면왕경〉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팔만대장경의 일부인 〈육도집경〉 중 ‘경면왕경’의 내용이다.
이솝이야기에 나오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팔만대장경의 일부인 〈육도집경〉 중 ‘경면왕경’의 내용이다.

사위성 기타숲에 있던 불제자들이 바라문교의 강당에 갔을 때, 많은 바라문교도가 제각각 자기 주장이 옳다며 소리 높여 다투는 모습을 보았다. 돌아와서 그 사실을 부처님께 이야기하니, 부처님이 경면왕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구원겁(久遠劫, 아득히 오래) 전에 현명한 경면왕이 있었다. 제 생각만 옳다는 백성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고집이 센 그의 백성과 눈이 먼 장님을 모았다. 그리고 장님들에게 코끼리를 만져보게 하였다.

꼬리를 만져본 장님은 “코끼리란 마당을 쓰는 빗자루와 같군요.”라고 말했다.

배를 만져본 장님은 “아닙니다. 코끼리란 채로 치면 소리가 나는 북과 같은걸요.”라고 말했다.

귀를 만져본 장님은 “아니지요. 코끼리란 곡식 쭉정이를 골라내는 키와 같군요.”라고 말했다.

코끼리 코를 만져본 장님은 “코끼리란 큰 동아줄이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님들은 서로 자기 주장이 옳다고 우기는 것이었다. 이 광경을 본 고집쟁이 백성들은 ‘우리가 저 장님들처럼 어리석었구나.’하고 크게 뉘우쳤다.

불교 경전의 정신 담긴 〈심청전〉

부처님의 창작동화만으로 ‘불교 경전은 세계동화의 원류’라는 이번 특집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고전 동화 〈심청전〉을 보면서 생각해보자. 우리의 고전 동화 〈심청전〉은 사실 불교 동화다. ‘동화’라는 문학 용어가 없던 옛 시대에 창작되었기에 소설로 분류되었지만, 리얼리즘을 좇는 소설이 아니라, 판타지를 담은 동화다. 동화가 소설에서 분류될 때 판타지소설 쪽을 ‘동화’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동화 〈심청전〉은 ‘선업(善業)이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효 사상을 곁들었다. 심청이 구제받은 용궁이라는 곳은 불교가 만든 판타지 세계다. 용은 용궁의 주인이요, 자주 인간으로 변신하는 동화 세계의 요술 동물이다.

〈심청전〉의 주인공인 심청은 ‘효’라는 선업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만들었다.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심청의 효심으로 심 봉사가 눈을 뜨는데, 왕궁에서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눈다.

“아버지 저를 보세요. 제가 왕비가 되었어요. 저를 보세요!”
“그래, 그래. 조금씩 보인다, 보인다. 네가 왕비가 되었느냐? 이제 네가 보인다!”

이렇게 심 봉사의 눈이 열렸고, 그는 광명천지를 보게 되었다. 이처럼 〈심청전〉은 선업을 통해 기적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불교 경전의 가르침을 가득 담고 있다. ‘불교 경전은 세계 동화의 원류’라는 사실을 동화 〈심청전〉이 다시 한번 증명해주고 있다.

〈심청전 〉 은  ‘선인 선 과 (善因善果)’라는 부처님 가르 침에 효 사상이 곁들여진 동화다. 다만 동화라는 장르가 없던 시대에 창작돼 소설로 분류됐다.ⓒGettyimagesBank
〈심청전 〉 은  ‘선인 선 과 (善因善果)’라는 부처님 가르 침에 효 사상이 곁들여진 동화다. 다만 동화라는 장르가 없던 시대에 창작돼 소설로 분류됐다.ⓒGettyimagesBank

우리나라 고전 동화에 담긴 불교 경전

한때 초등학교 국어책에 실렸던 ‘겁쟁이 토끼’ 이야기는 〈본생경〉 322번째 ‘타타 소리의 전생이야기’를 옮겨 놓은 것이다. 숲속에서 낮잠을 자던 토끼가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도망을 치면서 숲속 동물들이 한바탕 소동을 겪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고전 동화 중에는 불교 경전이 출전인 동화가 상당수 있다. 이들 동화는 부처님이 창작하신 세계 최대의 동화집 〈본생경〉 즉, 〈자타카(Jātaka)〉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

① 〈옹고집전〉

구두쇠 옹고집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의 고전 〈옹고집전〉도 한 편의 판타지 동화다. 이 동화는 〈본생경〉의 78번째 ‘일리사 장로의 전생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리사 장로의 전생이야기’는 부처님 당시의 이야기로, 부처님이 신통제일 목련존자를 시켜 엄청난 재산을 가진 구두쇠 장자를 부처님 법으로 구제하는 내용이다. 이 동화에는 배고픈 구두쇠가 남몰래 구운 만두 한 개가 일으키는 판타지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전개된다.

〈본생경〉은 주로 부처님이 계실 때 일어난 사건과 등장인물의 전생이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부처님께서는 구두쇠 일리사 장로의 일화에 이어 그가 전생에 지은 선업을 지은 부분을 들려주는데, 제석천왕이 된 구두쇠 장자의 아버지가 일리사 장자의 모습으로 화현해 아들을 부처님 법에 귀의하게 해 불제자로 바르게 이끌었다는 줄거리다.

내용을 보면 아버지인 제석천은 아들 일리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아들 집에 나타나 재산을 이웃에 나누어준다. 뒤늦게 일리사가 등장하지만 아내와 자식과 하인조차 진짜 일리사를 구별하지 못하는데, 〈옹고집전〉의 주요 흐름과 동일하다. 나라의 왕도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한다. 마지막 순간 제석천이 스스로 본색을 드러낸 후 아들을 타일러 부처님의 법을 지키게 하였다.

② 〈두껍전〉

〈두껍전〉은 노루가 주최한 동물 잔치에 여러 동물이 모였는데, 꾀 많은 여우가 제 나이가 많다며 상좌에 앉으려다가 정말로 나이가 많은 두꺼비가 상좌에 앉는 내용을 담은 이야기다. 대화가 퍽 재미있다.

이 동화는 〈본생경〉 37번째 ‘자고새의 전생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부처님이 들려주신 ‘자고새의 전생이야기’ 본말은 이렇다.

히말라야 중턱, 큰 용나무 밑에 자고새·원숭이·코끼리가 살았다. 어느 날 동물들은 나이가 가장 많은 이를 뽑아 스승으로 삼고, 훈계를 받기로 했다. 코끼리는 자기가 어렸을 때 이 용나무 높은 가지의 잎이 겨우 배꼽에 닿았다고 말했다. 원숭이는 자기가 어렸을 때 땅에 앉아 목을 뻗으면 이 용나무 위쪽 잎이 입에 닿았다고 말했다.
자고새는 “내가 용나무 열매를 먹고 용변을 했더니, 살아 있는 용나무 씨가 나와서, 싹이 터 자란 것이 저 거목이 된 용나무야, 짹짹!”하고 말했다.

자고새가 스승이 된 과정이 〈두껍전〉과 구성과 동일하다.

③ 〈별주부전〉

판소리 〈토끼타령〉으로 불리기도 하고 〈삼국사기〉의 ‘김유신전’에도 등장하는 〈별주부전〉은 〈본생경〉 중 208화 ‘악어의 전생이야기’와 342화 ‘원숭이의 전생이야기’에서 따온 동화이다. ‘악어의 전생이야기’와 ‘원숭이의 전생이야기’는 내용이 같다. 악어의 아내가 원숭이 심장을 원해 원숭이를 속여서 데리고 가다가 “사실은 아내가 네 심장을 먹고 싶어 한다.”라고 실토한다. 그러자 원숭이가 “나의 심장을 우담바라 나무에 매달아 놓고 왔다.”고 속여 위기를 면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고전 동화 중 하나인 〈별주부전〉은 〈본생경〉의 ‘악어 의 전생이야기’와 ‘원숭이의 전생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GettyimagesBank
우리나라 고전 동화 중 하나인 〈별주부전〉은 〈본생경〉의 ‘악어 의 전생이야기’와 ‘원숭이의 전생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GettyimagesBank

불교경전은 ‘동화의 산이요 바다’

팔만대장경에는 〈육도집경〉·〈현우경(賢愚經)〉·〈백유경(百喩經)〉처럼 단편 설화 모음이 있고, 〈아미타경(阿彌陀經)〉·〈목련경(目蓮經)〉처럼 장편 설화 모음이 있다. 단편 설화를 개작하면 단편 동화가 되고, 장편 설화를 개작하면 장편 동화가 된다. 주제의 이탈이 안 되게 조심하면서 이를 현대어 문장으로 개작한다면 한 작가의 평생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불교 경전을 ‘동화의 바다’, ‘동화의 산’이라 부른다. 현재 이 크나큰 작업에 착수한 작가들이 있다. 필자도 그중 한 사람이다. 한국불교아동문학회에서는 회원 전원을 동원해 설화 경전을 개작하고 있는데 최근 15권째인 〈새로 쓴 백연경〉(도서출판 한국불교아동문학회)이 출간되었다.

불교 경전을 개작해본 경험자 모두가 부처님 이름에 ‘세계 최초, 최대의 동화작가’라는 이름을 곁들이고 있다. 불교 경전은 세계 동화의 원류가 되어 왔고, 현재까지도 세계 동화문학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 법명은 선행(善行). 안동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소년한국일보 취재부장을 역임했다. 대구교육대학과 한국사회사업대학 특수교육학을 공부했으며, 1982년에는 단국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예대·한양여대·단국대 강사를 역임했다.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문구멍’ 입선으로 등단한 후 60여 년간 왕성하게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아기눈〉 등 동시집 41권을 비롯한 14여 권의 저서가 있다. 방정환문학상(1994)·윤동주문학상(2003)·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2021)을 수상했으며, 2022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왜 불교 동화를 읽어야 하나?

― 글 김일환

불교 동화는 ‘불교’와 ‘동화’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다. 두 단어 중 불교에 방점을 둔다면 불교가 주(主)가 되는 동화가 된다.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만일 동화에 방점을 둔다면 동화의 문학성이 주가 되고 불교는 부차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불교가 하나의 소재가 되는 동화가 그 예다.

동화가 추구하는 주요 덕목 중 하나는 ‘성숙’이다. 심리학 용어로는 ‘자아실현’이다. 대표적인 불교 동화인 정채봉의 〈오세암〉을 예로 들어 보자. 〈오세암〉은 길손이의 성불(成佛)로 끝을 맺고 있다. 성불은 성숙과 자아실현을 능가한다. 그래서 독자들은 길손이의 죽음을 원초적인 슬픔보다 아름다운 슬픔으로 기억한다. 〈오세암〉은 인간의 내면과 인생 법칙을 바탕으로 불교적 초현실적인 사건을 다룬다. 종교로서의 불교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얼핏 생각하면 동화에 방점을 둔 불교 동화가 문학성이 강하여 대중에게 더 많이 읽힐 것 같지만 정채봉의 〈오세암〉을 볼 때 꼭 그렇지는 않다. 불교에 문학성이 얼마나 잘 조화되어 있는지가 좋은 불교 동화를 가늠하는 관건이 된다.

애니메이션 ‘오세암’ 포스터와 주요 장면 캡처.
애니메이션 ‘오세암’ 포스터와 주요 장면 캡처.

불행하게도 불교 동화가 어린 독자로부터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다. 좋은 불교 동화가 나오지 않기 때문일까? 필자는 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독서율이 저조한 것에서 1차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1년 국민 독서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의 성인들은 10명 중 6명이 종이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등의 휴대용 기기 사용으로 독서율이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들은 ‘나 대신 책을 읽어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왜 내가 읽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책 읽기가 싫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짧은 동화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어린이가 늘어가고 있다. 10줄짜리 글도 힘겨워하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 동화가 어린 독자에게 다가갈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좋은 불교 동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 좋은 불교 동화의 토양은 넓고 기름지다. 부처님 말씀은 삶의 방향을 정확히 가리키기 때문이다. 좋은 불교 동화의 요건은 수없이 많지만 현 상황에서 급박한 두세 가지만 예를 들고자 한다.

좋은 불교 동화는 쉬워야 한다. 독해력이 떨어지는 어린이를 위하여 불교 동화를 더 쉽게 써야 한다. 낯설고 어려운 불교 용어를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쉬운 불교 용어로 바꾸어 써야 한다.

또 좋은 불교 동화는 어린이 관점에서 써져야 한다. 인기 동화는 이야기를 철저하게 어린이 관점에서 전개한다. 어른이 썼지만 어린이가 쓴 것처럼 풋풋하고 생생하다. 불교의 오묘한 진리를 전달하고자 어른의 입김이 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어린이가 읽을, 그리고 이들에 대한 이해를 넓힐 좋은 동화도 필요하다. 특히 불교 신앙이 깊은 동남아시아 출신 부모는 쉬운 불교 동화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다문화 불교 동화가 많이 출판되어 문화적 갈등을 해소하는 중재 역할을 했으면 한다.

좋은 동화를 널리 보급하기 위하여 불교 종단 차원이나 사찰 차원에서 해야 할 일도 있다. ‘불교 동화 보시 운동’은 어떨까? 불교 동화 목록을 작성하고 공지한 뒤, 1년에 한 권 정도는 어린이 스스로 골라서 무료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좋다. 예산이 부족하면 신도증을 가진 어린이에게 한정하는 방법도 있다. 사찰에서는 법보시 목록에 불교 동화를 삽입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불교 동화가 많이 읽혀야 한다. 불교 동화를 읽음으로써 어린이들이 얻을 이득은 매우 크다.

첫째, 불교 어휘 습득을 통해 사고력이 증진된다. 사람은 학습된 어휘만큼 독해력이 늘고, 감성이 풍부해지며 사고 체계가 확장된다. 학습된 불교 어휘는 두뇌와 의식 속에 자리 잡으며 불교적 사고방식이 싹트는 데도 도움을 준다.

둘째, 인성 교육에 효과적이다. 유아기나 아동기는 인성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다. 유아의 경우에는 불교 그림동화를 읽어줄 때 뜻풀이를 하면서 읽어주면 이해도 빠르고 인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3~4학년은 가정과 사회 환경보다는 자신의 독서량과 읽은 책 종류에 영향을 크게 받는 시기다. 어린이의 정신세계가 궁극의 진리와 접하면서 성장할 것이다.

나아가 불교 동화는 심리치료 효과가 있다. 본디 불교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종교다. 불교 동화에는 필연적으로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내재 되어 있어 독자는 저절로 심리치료를 받은 셈이 된다.

동화는 어린 독자들을 허구와 속임의 세계로 빨아들인다. 그러나 독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능동적으로 주인공이 되어 심오한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자신을 변화시켜 나간다. 불교 동화의 주제는 넓게 볼 때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상의 진리를 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동화보다도 인격 형성 완성에 더 크게 기여하고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해 줄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동화라는 문학적인 범주 안에 용해되어 불교 동화가 세계적인 문학 장르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일환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장. 서울교육대학·한국외국어대학교 서양어대학을 졸업했으며,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상담교육학 석사학위를,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프랑스한국교육원장·서울시교육청연구사·서울교육연구정보원 연구관·서울동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등을 역임했으며, 저서로 장편동화 〈고려보고의 비밀〉·〈홍사〉·〈예뻐지고 말 테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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