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서울문화재硏, 발굴조사 성과 공개

강화 전(傳) 묘지사지 유구 모습.〈사진=문화재청〉
강화 전(傳) 묘지사지 유구 모습.〈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소장 김지연)는 8월 29~30일 고려 강도시기(江都時期) 사찰유적으로 알려진 강화 전(傳) 묘지사지에 대한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묘지사’는 1264년(고려 원종 5년) 왕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초제(醮祭)를 지내기 전 거처했던 사찰로, 마니산 동쪽 초피봉 남사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묘지사지는 산 사면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2개의 평탄지로 이뤄져 있는데, 지난해 상단 평탄지를 조사한데 이어, 올해 하단 평탄지 등 사역 전반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전 묘지사지는 서쪽의 계곡부에서 하단의 평탄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하단 평탄지 마당을 중심으로 북쪽과 동쪽에 건물지가 직각을 이루도록 배치된 구조다.

건물지는 모두 3동이 확인됐는데, 대규모 중심 건물과 생활시설을 갖춘 부속 건물로 구분돼 있다. 상단 평탄지에 위치한 북쪽 중심 건물은 경사 지형을 이용한 다락집 형태의 건물지로, 상층에는 대규모 난방시설을 갖춘 방과 누마루가 설치됐다.

건물 난방시설은 방 양쪽에 설치된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화기가 방 전체를 ‘ㄷ’ 형태로 회전하면서 건물 북쪽으로 각각 빠져나가는 구조로, 13세기 전면온돌(방 전체에 깔린 온돌)의 온전한 형태를 갖춘 귀중한 자료로써 주목된다. 이 온돌방에 잇대어 누마루가 설치됐고, 누마루 하부는 별도의 건물 공간으로 활용된 것도 확인됐다.

이와 같은 다락집 구조는 지금까지 동 시기 유적에서 확인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고려시대 건물 구조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또한 하단 평탄지 동쪽에 나란히 자리한 2동의 부속 건물지에는 내부에 아궁이와 부뚜막, 온돌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이 건물지들은 한 지붕 아래 부엌과 온돌이 있는 여러 개의 공간으로 구분돼 있어 생활공간으로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차맷돌·벼루·찻잔을 비롯한 다양한 기종의 도자류, 다량의 평기와 등이 출토됐다. 유물들로 미뤄 보아 전 묘지사지는 고급청자와 차 문화를 향유한 상위계층에 의해 강도시기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이전까지 운영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해당 유적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발굴현장을 지속적으로 국민에 공개하고, 그 성과를 나누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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