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더위로 힘들었던 7월과 8월이었습니다. 특히 수해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계시는 이웃에게 관심과 도움을 드려야 합니다. 이제는 밤 기온과 새벽 기온이 많이 서늘해졌습니다. 절기로는 입추와 처서마저도 지났습니다. 이 절기라는 것은 바로 진리입니다. 자연은 바로 진리입니다.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자연 앞에서는 무력합니다. 우리 모두 진리에 겸손해야 합니다. 자연의 재해도 결국 중생의 어리석음으로 인한 죄악의 결과입니다. 바로 인연의 과보입니다. 자연의 재해가 바로 진리의 가르침입니다.

8월 30일은 백중이었습니다. 백중에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가를 잘 천도하여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것이 백중재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부모에게 첫 번째로 효도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부모가 아니면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에 태어날 수 있으며, 우주의 근본이 되는 이 몸이 있고 사람의 도리가 있으니, 이 모두가 부모의 은혜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살아 계실 때에는 지성으로 봉양하고 세상을 떠난 후에는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천도재를 지내는 것입니다. 천도재를 지내면 곧 돌아가신 부모에게는 효도하는 것이며, 또한 인연 있는 영가님들도 백중재를 지내드리면 많은 공덕이 됩니다.

최근 서울 관문사 법회에서 ‘진심(嗔心)’에 대해서 법문하였습니다. 진심이란 화내는 마음인데, ‘화’란 모든 것들을 불태운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그 화를 어떻게 다스리느냐?’ 하면, 화나는 순간 관세음보살을 염송하며 마음을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우리 모두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면 다 되게 되어있습니다.

이번에는 ‘치심(癡心)’에 대한 법문을 하겠습니다. 치심이란 어리석은 마음을 말합니다. 치심을 살펴보면 생각이 어리석고 행동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리석어 사람들은 많은 괴로움과 고통을 받고 살아갑니다.

〈삼세인과경〉에서 부처님께서는 “세상의 많은 중생들은 생각이 어리석어 마음을 깨끗이 닦아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서로 다투고 시기한다. 그래서 세상의 큰 죄악과 깊은 고통 속에 빠져 오직 자신만이 편안하고자 몸부림치며 허덕이고 있느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귀하고 천한 이나, 부자나 가난한 이나, 남자나 여자, 늙은이나 젊은이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재물에 눈이 어두우니 그들의 생각은 죄악과 고통이 가득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늘 서두르고 늘 바쁘게 허둥대며 걱정과 근심으로 마음이 헝클어져 잠시도 편할 날이 없다.”고도 하셨습니다.

불자 여러분, 생각이 어리석으면 욕심과 성냄이 끊일 날이 없는 것입니다. 그 결과 마음은 병들고 몸은 지쳐 목숨이 다하게 되면 모든 것을 버리고 빈손으로 떠납니다.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고 허무하게 몸을 버리고 홀로 떠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가지고 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은 업만을 가져갑니다. 착한 업을 지으면 착한 복을 받고 천상에 태어나고 악한 업을 지으면 악도에 태어나는 것이 진리입니다. 악도란 지옥·아귀·축생을 말합니다. 참으로 무서운 곳입니다.

여러 불자님, 어리석음을 벗어나고자 하면 먼저 기도로써 열심히 정진해야 합니다. 경전을 읽어도 열심히 정진해야 이해를 할 수 있고, 실천도 할 수 있습니다. 탐심(貪心)이 생기면 모든 것에 인색하지 않아야 합니다. 진심이 생기면 마음을 부드럽고 온화하게 변화시켜야 합니다. 치심이 생기면 마음을 깨끗이 닦아야 합니다.

이 모두가 관음정진 속에서 다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항상 부드러운 말과 상냥하고 화평한 얼굴로 모든 이들을 대하며, 서로를 미워하지 말고 시기하지 말고 질투하지 않으며,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면 이 길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입니다.

여러 불자님, 삼라만상은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인생이란 무상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깊이 믿어 열심히 정진하여 영원히 사는 길을 우리 함께 갑시다. 다함께 성불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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