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질로 잡는 김찬우 교수 사임 강력 요구”

천태종립 금강대학교 제20대 총학생회 ‘늘찬’은 8월 16일 “서문성 부총장의 직위가 유효하고, 정관의 자의적 해석으로 총장대행을 주장하는 김찬우 교수를 강력 규탄한다.”는 내용의 입장문과 함께 '김찬우 교수의 사임을 요구'하는 장문의 탄원서를 발표한 바 있다. 본지는 금강대 총학생회의 의지가 독자들에게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탄원서 전문을 게재한다.

 

탄원서

“학생을 인질로 잡는 ‘총장 호소인’ 김찬우 교수의 사임을 강력히 요구한다.”

금강대학교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연이어 맞이하고 있습니다. 학교 사정으로 인해 수강신청이 연기된 사례는 적지 않으나, 지금처럼 학내 문제로 인해 학위수여식이 사실상 취소되고 개강이 불투명한 사태에 이른 적은 없습니다. 학교의 존재 의의를 없앤 학교 측의 처사에 통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학교 측의 현 집행부(본인을 ‘총장 대행’이라 주장하는 김찬우 이하 및 김찬우를 총장 대행으로 삼은 거성 스님)는 학생을 볼모로 삼아 종단과 헤게모니 싸움을 벌여왔습니다. 지난 6월, 법인처장 보광 스님의 발언을 문제 삼아 시위를 벌일 때도, 학생회와는 단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마치 학생들도 학교 측과 의견을 같이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언론플레이를 일삼았습니다.

학교 측의 기만적인 태도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회가 현 사태와 관련하여 법인과 학교 양측의 입장문을 받았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모든 책임을 종단으로 돌리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심지어, ‘현 사태가 조기 수습되기를 바라면 법원에 학생들의 결의안을 제출하라,’라며, 협박에 가까운 말까지 적었습니다.

참담합니다. 종단(법인)과 학교의 싸움은 차치하더라도, 어떻게 행정 파행에 학교 책임이 하나도 없을 수 있겠습니까. 늘 그래왔습니다.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중도 이탈률, 졸업생 취업률 등 구체적인 지표가 수직으로 하락하는데, 책임 있는 자들은 그 어떤 사과도,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습니다. 2018년 이후 거성 스님이 학교에 부임하면서 해왔던 건 끊임없는 해고와 부당해고로 인한 패소였습니다. 그 결과 학내의 건전한 여론 수렴 시스템은 완전히 무너졌으며, 한두 사람에 의한 ‘밀실 합의’를 통해 학교가 운영되었습니다. 다른 부서들은 무너지는데 전략처는 끝없이 비대해지던 일련의 과정은 학교가 견제받지 않은 권력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결정적 장면입니다.

독재적 운영은 2023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학제 개편 과정에서 매우 두드러졌습니다. 재학생을 비롯한 학교 내외부의 강력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재학생과는 관계없다.”, “잘할 것이다.”, “해외 대학들은 이렇게 한다.”라며 자신들의 주장만 늘어놓았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GGU콘서트’는 자신들의 독재에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절차적 요식행위였을 뿐이었습니다. 진심으로 후배를 걱정하고 학교의 미래를 걱정하던 학생들의 의견은 그렇게 쓰레기통으로 사라져갔습니다.

현 집행부(거성 스님과 김찬우 교수)는 학생들의 정상적인 의견 개진 또한 탄압해 왔습니다. 23학년도 1학기에 진행된 GGU콘서트 당시, ‘성도관 폐쇄’·‘20학번 이하 영어 인증제 졸업요건 학점 미인정’·‘프라마나 학부 관련 여론조사’ 등의 안건에 대해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집행부에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학교의 현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학생회의 정상적인 활동입니다. 그런데 학교의 집행부는 GGU콘서트 개최 3시간 전 학생회장을 호출하여, “이런 걸 주도하는 의도가 뭐냐”, “주동자가 누구냐”라면서 학생회를 압박했습니다.

이해합니다. 학생들의 여론이 자신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개혁’에 비판적이니, 공개할 수 없었겠지요. 우리는 그렇게, 개혁에 대한 ‘반동 세력’으로 낙인찍혔습니다.

우리는 참았습니다. 학교의 안정을 위해서 침묵했습니다. 그러나 프라마나 학제 개편 당사자인 1학년 학생들의 ‘프라마나 학부 관련 여론조사’마저 침묵으로 일관하는 학교 집행부의 태도에는 참을 수 없는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1학년들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에서 ‘학점 효율’·‘복수전공’·‘교양수업의 난이도’·‘수업 진행방식’ 등에 대해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붙임으로 공개합니다.) 프라마나 학제를 없애자는 주장이 아닌, 현 학제를 개선하기 위한 여론조사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에도 ‘의도’와 ‘주동자’를 묻는 집행부의 태도는 ‘정치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던 반응이었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대학에서 교육 수요자의 만족도 조사는 필수적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그들은 무엇이 두려워 학생들의 의견 개진을 막아왔던 걸까요. 그들은 이미 그때부터, 내부의 ‘학생’이 아니라, 종단 및 외부의 ‘헤게모니 싸움’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부에서 나오는 자그맣고 정상적인 비판도 그들에게는 족쇄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는 기억합니다. 학제 개편 과정에서 거성스님과 김찬우 교수가 해왔던 약속을. 그들은 “다 잘될 것이다.”라며, 해명보다는 믿음을 주입했습니다. 이 학교의 약속에 ‘속아’ 입학했던 신입생 후배들이 배신감을 토로하며 자퇴하던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미안했습니다. 무력했습니다. 그들에게 진실을 얘기해줄 용기도 우리에겐 없었습니다. 저희의 역량 부족도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동문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저희가 학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마다, 선배들도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미안하다. 하지만 이 학교 구조상 어쩔 수 없다. 그냥 빨리 졸업하는 것밖에 없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침묵했습니다. 그러나 더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 교수가 구해지지 않고 개강이 연기되는 학교를 학교라 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금강대는 현재 사실상 폐교 상태이며, 우리는 사실상 제적당한 상태입니다.

우리에게는 수업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는 학교를 그릇되게 만드는 사람에게 사임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고 하여도, 비록 우리가 그동안 학내 문제에 관해 소홀했다고 하여도, 그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는 그들을 믿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침묵해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권리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종단이 선(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법인이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문성 부총장이 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김찬우 교수가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교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교직원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떠났습니다. 그들 또한 학생을 볼모로 잡고 버텨보고 싶었을 겁니다. 그들이 알고 있던 부당한 일들을 드러내어 학교를 파행으로 몰고 가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학교가 없어지면, 학생이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랬던 그들에게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김찬우 교수 당신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최소한의 양심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합니다. 김찬우 교수는 모든 사태의 수습을 위해 자진 사임하십시오. 김찬우 교수에게 필요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협력해 온 보직자들 또한 사임하십시오. 학생들을 위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학생들을 위해 수업이 안 열리는 지경으로 학교를 끌고 갑니까? 학생들을 위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학생들을 방패막이로 삼아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습니까? 학생들을 위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직원들을 동원해 종단과의 헤게모니 싸움에만 몰두합니까? 당신에게 학생은 무엇입니까? 그저 당신의 일자리와 권력을 지키기 위한 수단입니까?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는 무관하게, 우리는 투쟁을 이어갈 것입니다. 당신들에게는 금강대학교가 지나가는 일터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평생 남을 추억이자 앞으로의 삶을 결정할 모체입니다. 우리의 학교,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우리는 정치도 모르고 법조문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유의지를 법으로 삼고, 학생으로서의 자각을 신념으로 삼아, 투쟁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법인 및 종단에도 요구합니다. 저희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이 전국의 불자 분들에게서 모아진 소중한 보시금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돈이 허투루 쓰이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학교의 퇴행을 멈추는 것뿐입니다. 조속한 학교 정상화에 동참해주십시오. 학교가 한두 사람의 의견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건전한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납득 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주십시오. 우리는 수업 때 그것이 ‘최선의 방식’이라 배웠습니다. 우리가 배운 바를 ‘익힐 수’ 있도록, 실행해주십시오. 또다시 전권을 가진 누군가를 앉히는 방법으로 ‘정상화’를 기도한다면, 2018년부터 퇴행과 파행을 거듭한 5년이 다시금 반복될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금강대학교 선후배 동문 여러분. 힘을 보태주십시오. 함께 고민해 주십시오. 학생이 학생다울 수 있는 학교, 자랑스러운 선배와 기특한 후배가 배움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진짜 학교’를 위해, 연대해주십시오. 저희는 학교에서 학교를 지키겠습니다.

2023년 8월 16일

금강대학교 제20대 총학생회 ‘늘찬’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