냐나뽀니까 장로, 헬무스 헥커 지음·비구 보디 엮음·김충현 옮김/운주사/4만 원
불제자들의 삶·수행으로 엿본 ‘열반의 길’

인류의 스승이자 지도자인 부처님[佛], 존재의 실상(實相)을 밝히고 해탈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가르침[法], 지혜롭고 청정한 공동체를 구현한 수행자의 모임인 승가[僧]를 ‘삼보(三寶)’라고 부른다. 세가지 보물 중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책은 수없이 많지만, 부처님 재세 시 승가의 구성원을 다룬 책은 비교적 찾기 어렵다. 책은 대원불교학술총서 8권으로, 부처님과 함께하며 가르침에 따라 정진한 수행자 중 가장 뛰어난 제자 24명의 삶과 수행, 깨달음의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책에는 사리불·마하가섭·아난다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모두 수행의 마지막 단계인 ‘아라한(阿羅漢)’을 성취했다. 이들은 모두 우리와 같이 불완전한 존재였지만, 부처님께서 상황과 근기에 맞춰 펼친 가르침[對機說法]을 통해 같은 목표점인 열반에 도달했다. 제자들이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끈 가르침은 ‘팔정도(八正道)’와 ‘사성제(四聖諦)’다.

팔리경전과 주석서의 기록을 토대로 정리된 제자들의 삶과 수행은 우리에게 부처님이 제시하는 ‘해탈’과 ‘깨달음’이라는 목표가 보통사람은 이룰 수 없는 환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들의 삶과 깨달음의 과정이야말로 팔정도와 사성제를 바탕으로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올바른 진리의 길이며, 우리가 그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실천한다면 충분히 열반에 도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은 △사리뿟다(사리불) △마하목갈라나(대목건련) △마하깟사빠(마하가섭) △아난다(아난) △아누룻다(아나율) △마하깟짜야나(대가전연) △부처님의 위대한 여성 제자들 △앙굴리말라 △아나타삔디까(급고독 장자) △세존의 특별한 제자들 등 10부로 구성됐다.

각 내용은 불자출판협회(BPS)의 편집자로 활동한 냐나뽀니까 장로(Nyanaponika Thera, 1901~1994)가 독일의 불교학자이자 팔리경전 번역가인 헬무스 헥커 박사(Hellmuth Hecker, 1923~2017)의 논문을 바탕으로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출간한 간행물 〈법륜(法輪·The Wheel)〉의 내용을 비구 보디(Bhikkhu Bodhi)가 편집·정리한 것이다.

비구 보디는 편저자 서문을 통해 “이 책은 위대한 제자들과 영적인 교감을 하며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아 읽을 때 가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초기불교의 이상을 성취해 완벽한 깨달음을 이룬 성스러운 제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의 마음이 영적으로 성장해가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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