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들려주듯 쉽게 풀어낸 ‘유마경’
성태용/북튜브/15,000원

대승불교 초기 경전인 〈유마경(維摩經〉은 대승불교의 근본정신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있는 경전이다. 405년 구마라집(維摩經)이 번역했으며, 3회 14품으로 구성돼 있다. 경의 원래 이름은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으로, 줄여서 〈유마힐경〉·〈불가사의해탈경〉·〈정명경〉 등으로도 부른다.

〈유마경〉의 주인공은 유마힐, 즉 유마거사다. 유마거사가 병으로 앓아눕자 석가모니 부처님은 지혜제일 사리불을 비롯한 제자들에게 유마거사의 병문안을 다녀올 것을 권하지만, 제자들은 머뭇거린다. 결국 문수보살이 병문안을 가서 ‘유마거사의 침묵’을 통해 대승불교의 심오한 사상인 ‘둘이 아닌 진리의 문’〔불이법문(不二法門)을 깨우치게 된다는 게 〈유마경〉의 주요 내용이다.

유학(儒學)을 전공한 재가불자인 저자는 불교문화교양지 격월간 〈금강〉에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2회에 걸쳐 연재한 ‘성태용의 이야기 〈유마경〉’을 바탕으로 수정·보완해 책을 펴냈다. 심오하고 근엄한 방식 아니라 독자들이 부담없이 읽으며 〈유마경〉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가벼운 글쓰기로 심오한 경전의 내용을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게 풀어냈다.

책은 부처님의 나라(불국품), 유마거사가 방편으로 병을 앓는다(방편품), 유마거사 문병은

누가 갈 수 있을까?(제자품), 보살들의 이야기(보살품), 문수사리보살이 문병을 가시다(문수사리문질품), 불교는 앉을 자리 찾는 종교가 아닙니다(부사의품), 중생을 어떻게 볼 것인가?(관중생품), 연꽃은 진흑 속이라야 피어난다네(불도품), 둘이 아닌 진리(입불이법문품),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향적불품), 보살의 참된 수행이란(보살행품), 움직임이 없는 부처님을 움직여오니(견아촉불품), 이 가르침을 이어 나가고 널리 전하라!(법공양품, 촉루품)

저자는 책 전반에서 현실 세계에서 ‘수행자와 재가자’·‘속세와 불국토’ 등으로 나누는 것이 ‘둘’로 나누는 분별이고, 우리의 일상이 곧 깨달음을 일는 바탕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바세계가 바로 불국토를 이루는 근본임을 아는 것이 ‘불이법문’의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대학생 시절 〈유마경〉을 처음 접하고 상당히 깊은 감동을 느꼈다. 여러 번 윤독했는데, 그 때마다 참으로 깊은 울림을 주었다.”면서 “이런 울림을 글로 다 써 보겠다고 나섰다가는 얼마 못 갈 것 같아 될 수 있는 한 가벼운 마음으로 써 보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우리 세상, 우리 불교계의 현실에 가장 필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으며, 이 경전의 핵심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 불이법문은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승의 가르침에 대해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는 〈유마경〉의 가르침은 이 시대 새로운 대승운동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고등교육재단 한학자 양성 장학생에 선발돼 청명 임창순 선생에게서 5년 간 한학을 배웠다. 2000년 한국교육방송(EBS)에서 ‘성태용의 주역과 21세기’라는 제목으로 48회 강의했다. 이후 학술진흥재단 인문학 단장, 재가불교운동 단체인 (사)우리는 선우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건국대 철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다가 2017년 정년퇴임했다. 현재 청명문화재단 이사장과 (사)한국단학회 연정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더 나은 오늘을 위한 불교 강의〉·〈어른의 서유기〉·〈주역과 21세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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