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 위한 경책·교훈 모음집
현진 스님 옮김/5만원/불광출판사

〈치문경훈(緇門警訓)〉은 이제 막 출가해 불문(佛門)에 들어온 초심 수행자를 위한 옛 어른들의 경책·교훈 모음집이다. 원문에 난자(難字)가 가득해 해석이 쉽지 않은데, 봉선사 범어연구소장 현진 스님이 인명과 지명은 물론 한자의 용례에 대한 상세한 주석을 단 번역서를 출간했다. 2000년 출간본의 개정판이다. 

‘치문(緇門)’은 ‘먹물 옷[緇]을 입는 곳[門]’을 의미한다. 그 의미처럼 예비 스님인 사미·사미니가 경전과 어록에 앞서 이 책을 배우는데, 강원(승가대학)의 네 개 학년 중 첫 학년인 치문반의 명칭이 이 책에서 유래한다. 책에는 역대 고승들과 문인들이 △수행자의 길 △수행 방법과 지침 △깨달음의 가르침 등에 대해 적은 초심자가 수행자의 길을 걸어갈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따끔한 질책의 글과 열심히 공부하라는 격려의 글, 그리고 수행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담은 굳은 결심도 실려 있다. 

〈치문경훈〉은 북송(北宋) 때 택현온제 선사가 불가(佛家)의 명문장을 모아 엮은 〈치림보훈〉을 토대로, 원나라 때 환주지현 선사가 진(晉)·송(宋)․원(元) 대의 글을 보충해 엮은 책이다. 고려 때 우리나라로 전해져 여러 판본이 만들어졌는데, 책의 모본인 〈정선현토치문(精選懸吐緇門)〉은 1936년 진호 스님이 조선 성총(性聰)이 지은 〈치문경훈주(緇門警訓註)〉에 수록된 190편의 글 가운데 67편을 발췌, 내용에 따라 13장으로 편집한 책이다.

저자 현진 스님은 조계종 봉선사 월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중앙승가대학 역경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인도 뿌나대학에서 산스끄리뜨 및 빠알리어를 수학했다. 현재 봉선사 범어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와 편역서로 〈산스끄리뜨 금강경 역해〉, 〈중국정사조선열국전〉, 〈산스끄리뜨문법〉·〈빠알리문법〉, 〈빤짜딴뜨라-다섯 묶음으로 된 왕자 교과서〉, 〈담마빠다-고려가사·한문·빠알리어로 읽는 게송과 배경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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