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관로 설치공사 위한 발굴조사 중 발견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고려시대 향로 등

유물이 발견된 철솥 모습.
유물이 발견된 철솥 모습.

경주 흥륜사 서편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조사 중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을 비롯해 향로·촛대 등 고려시대 불교 공양구가 가득 든 철솥 등이 대거 발견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재)춘추문화재연구원(원장 양인철)에서 추진한 경주 흥륜사(경주 사정동) 서편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조사 중 통일신라~고려시대 사찰 관련 건물지와 담장지·우물 등의 유적과 청동 공양구 등 다양한 유물을 확인했다.

현재 흥륜사가 자리한 곳은 사적 ‘경주 흥륜사지(興輪寺址)’로 지정돼 있으나, 사찰 주변에서 ‘영묘지사(靈廟之寺)’명 기와가 다수 수습돼 학계와 지역에서는 ‘영묘사지’로 보기도 한다. 이번 조사에서 건물의 적심과 담장지 등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유물이 발견된 곳 역시 사역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

‘흥륜사(興輪寺)’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 칠처가람(七處伽藍) 중 하나로 고구려 승려 아도(阿道)가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며, 이차돈의 순교로 중창(527~544년)돼 국가 대사찰로 유지되다 조선시대 소실로 페사됐다, 또 ‘영묘사(靈廟寺)’ 역시 신라 칠처가람 중 하나로 선덕여왕 때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며, 조선시대 초기에 폐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통일신라~고려시대의 기와·토기 조각들을 비롯해 청동 공양구 등을 넣은 철솥이 매납된 채 확인됐고, 통일신라 금동여래입상과 추정 ‘영묘사(靈廟寺)’명 기와 조각 등이 출토됐다.

특히 철솥 내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고려시대 청동 공양구와 의식구들이 담겨 있다. 철솥은 지름 약 65cm·높이 약 62cm 크기로 외부에 4개의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안에는 작은 기와 조각들이 섞여 있는 흙이 30cm 정도 차 있다. 그 아래에서 청동 향로·촛대·금강저 등 고려시대 불교공양구와 의식구 등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유물은 모두 54점이며, 일부 유물은 부식되어 철솥 바닥부분에 붙어있는 상태라 정확한 상태가 아직 파악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보존처리 과정에서 더 많은 유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수습된 청동 유물과 철솥 등은 화재나 사고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급히 한곳에 모아 묻어둔 퇴장(退藏) 유물로 추정되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고 보다 면밀한 분석을 위해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로 긴급 이관했으며, 향후 연구소에서 과학적 보존처리와 심화 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통해 고려시대 영묘사와 관련한 다양한 의례 양상을 밝히고, 같이 발굴된 청동 공양구·의식구 등이 우리나라 금속공예와 법구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기를 기대한다.”면서 “해당 유적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이 청동 유물이 일괄로 출토된 사례는 창녕 말흘리 유적, 군위 인각사지, 서울 도봉서원(영국사지), 청주 사뇌사지(무심천변), 경주 망덕사지·굴불사지 등에서 비슷하게 확인된 바 있다.”며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그 수량이 월등히 많아 앞으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철솥에 담긴 다양한 유물들.,
철솥에 담긴 다양한 유물들.,
금동여래입상 출토 모습.
청동 공양구 일괄.
청동 공양구 일괄.
촛대.
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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