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14일 백제불교 권역인 전북 전주와 김제 금산사, 익산 미륵사지 일원에서 한국과 일본 불교계의 교류 행사인 제40차 한일불교교류 금산사대회가 ‘한일 불교교류 4년을 되돌아보며’를 주제로 열렸다.

이번 대회는 40차 대회에 이르기까지 양국 불교교류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위한 자리였다. 또한 일본에 불교를 전해 준 백제불교가 살아 숨쉬는 지역에서 개최했다는 점에서 기존 대회에 비해 의미가 남달랐다. 하지만 이 대회는 여러 측면에서 아쉬웠다. 학술강연회는 46년 교류 역사의 흐름과 장점만 부각해 설명하는 정도였고, 일본측 발표자는 참석조차 못해 발표 대신 문건으로 대체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특히 최근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선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대회 전 불교계 내부에선 이번 대회에서 불교적 대안을 마련해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길 바랐던 기대감이 컸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한일불교교류대회는 1997년 첫 교류대회를 시작으로 ‘21세기의 시대적 사명과 불교’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한 불교적 해법을 제시하며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해왔다. 그 결과 일본 불교계가 일본의 조선침략에 대해 참회하는 내용을 담은 ‘인류화합공생기원비’를 여주 신륵사에 건립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양국 불교교류대회는 단순한 문화 교류대회로 전락해선 안된다. 정부의 눈치를 봐서도 안된다. 정치와는 무관하게 종교인으로서 목소리를 낼 때, 양국 불교교류의 의미는 되살아난다. 이번 대회를 반면교사 삼아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불교도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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