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적 관점으로 재해석한 주역철학의 핵심
우익지욱 저·최세창 강설/운주사/27,000원

우익지욱(藕益智旭) 선사는 운서주굉(雲棲袾宏)·자백진가(紫栢眞可)·감산덕청((憨山德清)과 더불어 명사철(明四哲)로 불린다. 그가 저술한 〈주역선해(周易禪解)〉는 유교경전인 〈주역〉을 선해(禪解)함으로써 유교와 융합·회통하려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주역선해〉의 내용과 사상을 우환의식(憂患意識)·회통·융화의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해설하고, 주역철학의 핵심인 〈계사전(繫辭傳)〉에 상세한 각주·강설을 달아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재해석한 책이 출간됐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됐다. 제1부 ‘〈주역선해〉는 어떤 책인가’에서는 〈주역선해〉의 등장배경과 저술 동기, 전반적인 해설이 담겼다. 아울러 〈주역〉이 가진 문자적 의미와 종교적 연원 등에 대해 다뤘다. 특히 저자는 불교와 주역이 변화, 공존·공생의 세계관, 성인의 우환의식 등 세 가지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제2부 ‘〈주역선해〉 역주’는 〈계사전〉에 대한 온전한 번역과 상세한 주석, 각 원문에 대한 강설로 구성됐다.

강설자는 〈주역선해〉가 호교론(護敎論)이나 불교우위론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 〈주역〉을 중심에 두고 선해함으로써 불교와 유교사이에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주역선해〉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주역〉의 ‘우환의식’과 불교의 보살도(菩薩道)를 회통하고 융화하는 모범을 보여주고 있음을 강조한다.

강설자는 프롤로그에서 “〈주역〉의 ‘우환의식’은 도덕적 주체로서 자기인식과 시대, 백성을 걱정하는 사회, 정치적 책임의식을 말하며, 대승불교에서의 수행은 이타(利他)의 보살행을 위한 자기수행의 과정[自利]으로 출발했기에 공통점을 가진다.”면서 “〈주역〉과 불법을 회통시키면서도 결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손한 서술적 태도를 보이는 이 책은 〈주역〉과 불교적 실천에 관심 있는 양자 모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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