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명성 스님의 삶과 수행 이야기
​​​​​​​김광식 지음/불광출판사/25,000원

올해로 세수(世壽) 94세인 청도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은 한국 현대 비구니사의 산증인으로써, 운문사를 세계적인 비구니 교육 도량으로 일궈냈다. 또한 현재 조계종 비구니 6,000여 명 가운데 2,200여 명을 길러낸 주역이다. 책은 명성 스님이 자신의 일대기를 직접 회고하고, 서술한 증언 자료집이다.

〈명성 스님 수행록〉은 명성 스님이 한국 근·현대 불교를 관통하며 살아온 자신의 삶을 직접 생생한 구술로 풀어놓은 회고담이다. 이에 한국 근·현대 불교사를 연구하는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정리해 한국 근·현대 비구니사 연구의 귀중한 사료집으로 탄생하게 됐다.

책은 △1부 회고로 본 나의 삶 △2부 인연으로 본 나의 삶 △부록 등으로 구성됐다. 스님의 출가전부터 후까지의 개인사와 부친인 관응 스님(직지사 조실, 2004년 원적)을 비롯해 탄허·경봉·법정·광우·묘엄 스님 등 근·현대 한국불교사를 빛낸 큰스님들과의 인연담을 들을 수 있다.

김광식 교수는 “이 책의 출간은 한국 근·현대 비구니사를 바르게 정립하는 동시에, 후학들이 모범으로 삼고 따르고 배워야 할 지남(指南)의 자료를 남기려는 데 가장 큰 뜻이 있다.”면서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연구해 계승·발전시키고, 나아가 한국불교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가는 데 초석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성 스님은 1930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출생,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1952년 합천 해인사 국일암에서 선행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이 23세 되던 해, 부친인 관응 스님이 출가의 길을 권유했다. 이후 1958년 선암사에서 성능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고, 선암사와 청룡사 강원 강사를 거쳐 1970년 운문사 승가학원 강사로 취임했다. 1977년부터 운문사 주지 겸 학장으로 주석하면서 2023년 현재까지 2,200여 명의 졸업생과 23명의 전강제자를 배출하는 등 비구니 수행과 교육에 헌신했다. 아울러 40여 동에 이르는 전각과 요사채를 신축·증축·보수해 운문사를 전국 최대 규모의 비구니교육기관인 운문승가대학으로 발전시켰다. 또 비구니 별소 계단 갈마아사리 및 교수아사리, 전국비구니회 회장 및 원로의장을 역임했다.

또한 명성 스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비구니가 비구니로부터 전강을 받는 전통을 만들어, 한국 비구니사(史)에 한 획을 그었다. 1983년 명성 스님은 평소 존경했던 화산당 수옥 스님에게 법제자로 위패 건당을 하면서 자신의 뿌리를 만들고(수옥 스님은 금룡·혜옥 스님과 함께 근대 3대 비구니 강백 중 한 사람), 1985년 흥륜·일진 스님 두 제자에게 전강을 함으로써 기둥을 만들었다. 이 전강 의식은 비구니 역사의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비구니사에 기록됐다. 비구니 강사가 배출돼 비구니를 직접 가르치는 여법한 비구·비구니 ‘이부승(二部僧) 제도’가 되살아났으니, 끊어졌던 강맥을 복원시킨 명성 스님의 업적은 더욱 빛을 발했다.

스님은 이 같은 공로로 조계종 포교대상, UN 국제여성의 날 ‘탁월한 불교여성상(OWBA), 대원상 포교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 김광식 동국대학교 특임교수는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원, 부천대 교수, 만해마을 연구실장, 만해학회 회장, 한국정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 근대불교사 연구〉, 〈한국 현대불교사 연구〉』 등 40여 권이 있으며, 유심작품상(학술), 불교평론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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