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까지, ‘백제 목간’ 주제 특별전
총 3부로 구성, 목간 60여 점 전시
‘목간(木簡)’이란 나무를 깎아 그 위에 먹으로 문자를 쓴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글을 적은 나뭇조각이라 생각하면 된다. 종이가 널리 쓰이기 전 고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흔히 쓰였던 게 바로 ‘목간’이다. 고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인 ‘목간’을 통해 백제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은 7월 30일까지 특별전 ‘백제 목간-나무에 쓴 백제 이야기’를 기획전시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별전에는 백제인의 일상이 담긴 목간 60여 점이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2009년에 개최했던 ‘나무 속 암호 목간(木簡)’에 이은 두 번째 백제 목간 전시로 백제에서 발견된 목간을 중심으로 백제의 기록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출토된 새로운 자료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목간을 만날 수 있다.
심상육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특별연구원에 따르면 부여에서는 1983년 관북리 유적을 시작으로 올해 2월까지 백제 목간 약 160점이 출토된 바 있다.
전시는 ‘목간, 발굴에서 보존까지’, ‘목간, 어디에서 나왔을까?’ ‘목간, 나무에 쓴 백제 이야기’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목간, 발굴에서 보존까지’는 나무로 제작된 문자 자료 목간이 1500년 동안 땅속에서 썩지 않고 발견된 이유와 이후 어떤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문자 자료로 활용될 수 있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다.
2부 ‘목간, 어디에서 나왔을까?’는 백제 목간의 90% 이상이 발견된 사비도성, 즉 오늘날 부여읍의 모습을 디오라마(diorama)로 제작하고,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 기술을 적용한 영상을 활용해 목간 발견지역을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3부 ‘목간, 나무에 쓴 백제 이야기’는 그동안 백제 목간에 쓴 글씨를 판독하고, 목간과 함께 출토된 문화재를 연구하며 축적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백제 목간을 11개의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즉 백제 사람의 신분과 이름, 행정, 세금 징수와 꼬리표, 구구단, 의료, 대출과 이자, 백제 사찰과 제사, 손편지, 글씨 연습과 폐기, 〈논어〉 등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백제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박물관은 3부 전시 내용 중 백제 관리를 주인공으로 한 ‘어느 백제 공무원의 하루’를 준비해 목간에 담긴 주제를 오늘날 기록문화인 SNS(Social Network Service) 대화 형식으로 소개한다.
부여박물관 관계자는 “백제 목간은 기존 문자 자료에서는 알 수 없는 백제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백제 역사와 사회를 보다 구체적·입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한다.”면서 “목간은 몇 글자 되지 않는 내용이 적힌 나뭇조각에 불과하지만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특별전에서 목간에 적힌 백제 사람들의 손글씨를 감상하며, 문자를 자유자재로 구사한 백제 사람들의 수준 높은 기록문화와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