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맞아, 5월 17일~8월 31일까지 운영
‘승적비사문천왕판화’ 등 도상·전적 200여 점 공개

밀교의 교리와 실천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도상으로 표현한 만다라의 판화를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5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불교도상의 향연-동아시아 밀교만다라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고판화박물관에서는 국·내외에서 6,000여 점 이상의 동아시아 고판화를 수집해왔다. 이번 밀교 만다라 특별전에서는 박물관에서 소장한 작품 중 밀교의 특성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불화 판화와 목판·전적 등 20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밀교의 ‘문두루법(文豆婁法, Mudra)’을 그림으로 표현한 ‘승적비사문천왕판화’는 이번 특별전의 백미다. 가로·세로 46cm의 정사각형으로 조성된 판화는 무장한 비사문천왕과 많은 재물을 뿌리고 있는 길상동자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당 현종의 명을 받은 불공삼장이 문두루법으로 적을 물리쳤다는 〈송고승전〉의 일화를 표현했다. 아울러 화면 왼쪽 화면 하단의 간기(刊記)를 통해 당대(唐代) 판본을 에도시대 문구2년(1862)에 일본 교토에서 복각한 자료임을 알 수 있다.

한선학 관장은 “〈삼국유사〉에도 신라의 명랑법사가 문무왕의 명을 받아 사회와 국가를 지키는 기도법인 ‘문두루법’으로 당나라 병사를 물리쳤다는 기록이 남아있지만, 그림으로 표현된 자료는 없었다.”면서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승적비사문천왕판화’를 통해 밀교의 진호국가 의례가 당나라 때부터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밀교에서 재앙을 물리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존재인 ‘공작명왕’의 모습을 담은 ‘공작명왕 대형판화’도 눈길을 끈다. 중국 북송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 국보로 지정됐다. 교토 인화사에서 소장하던 중,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에 출품하기 위해 복각됐다.

만다라 판화는 주로 밀교가 발전했던 티베트와 일본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일본의 태장계·금강계만다라를 비롯해 티베트의 칼라차크라 만다라·쌍신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려시대에 판각된 태장계·금강계다라니와 유가심인도, 조선시대에 조성된 안심사 판 〈제진언집〉과 만연사 판 〈중간진언집〉 등도 공개된다. 비로자나불·관음보살 등을 표현한 도상부터 태장계·금강계만다라를 단순화한 종자만다라, 부처님의 진언(眞言)을 표현한 다라니 등 각양각색의 만다라 등이 전시된다.

한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 개관 20주년을 앞두고 개최하는 대규모 전시회로, 공개된 작품들이 밀교의 진호국가 기도법인 문두루법을 재현하는 좋은 사료가 되길 바란다.”며 “밀교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알리고, 불교판화가 가진 다양성과 독창성이 동양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선학 관장이  ‘승적비사문천왕판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선학 관장이  ‘승적비사문천왕판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8세기 티베트에서 조성된 금강수보살(보현보살) 판목에 대해 설명하는 한 관장. 
18세기 티베트에서 조성된 금강수보살(보현보살) 판목에 대해 설명하는 한 관장. 
당(唐)대 '승적비사문천왕', 일본1862년(55x112cm).
당(唐)대 '승적비사문천왕', 일본1862년(55x112cm).
금강계만다라, 일본(77x93cm).
금강계만다라, 일본(77x93cm).
공작명왕상, 일본(100x167).
공작명왕상, 일본(100x167).
금강계다라니, 고려(30x30cm).
금강계다라니, 고려(30x30cm).
안심사 판 〈제진언집〉(강원유형문화재 151호).
안심사 판 〈제진언집〉(강원유형문화재 1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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