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칠·손문일 저/푸쉬킨하우스/2만5,000원

“불교미술 창의적 전통 살릴 방법 모색”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가 저서 〈불교미술의 시대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가 저서 〈불교미술의 시대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불교미술의 시대정신〉 표지
  〈불교미술의 시대정신〉 표지

​​​​​​​근·현대 불교미술 현장에서 시대정신을 담보한 창의적 불사를 선별하고, 이웃 종교의 미술계 변화와 혁신의 모범사례를 찾아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대표저자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는 4월 25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여 년간 불교미술 현장에서 활동하며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란 목표를 지향해 왔지만, 그 현실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고 자인한 후 “이에 미술에 대한 한국불교계의 보편적 인식 문제점과 미래 지향점을 제시해 경각심을 촉구하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미술의 생명력은 시대정신에 있다’고 전제한 손 교수는 “우리는 자랑스러운 불교미술의 창의적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불교미술이나 한국 교회미술과 비교할 때 크게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불교미술은 시대정신에 따른 창조적 미술 운동을 선도해오지 못했다. 시대정신에 따른 창의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역사적으로 그 가치를 분별해 냉혹한 판단을 받게 된다.”고 불교미술의 현주소를 아쉬워했다.

불교미술의 포교에 대한 영향은 지대하다. 일반인이 사찰을 참배할 때 가장 먼저 느끼는 부분이 시각적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종교는 외면을 받게 되고, 포교에 큰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손 교수는 “불교미술의 목적은 시대에 따라 포교와 교화에 적합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데 있다.”면서 “그러나 사찰 대부분은 그동안 현대미술을 이해하지 못한 채 전통이란 미명 아래 구시대 미술에 안주해 불교미술을 현대미술에서 도태하게 했고, 신세대와 거리는 점점 벌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처럼 기성세대 눈높이에 맞춰 불교미술이 나아간다면 신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포교는 어려워질 것이다. 사찰은 문화 정체성을 표상하는 물리적 실체인 만큼 전통적 공간을 유지하면서 도심 속의 융·복합적 공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책은 6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한국 근·현대 불교미술’은 근대 불교미술 작품으로 ‘법주사 미륵대불’ 등 6점, 현대 불교미술 작품으로 ‘동국대학교 여래입불상’ 등 14점을 소개하고 있다. 혁신가능성을 보인 작품·전시회·작가도 언급하고 있다. 2장 ‘일본의 근·현대 불교미술’은 근대 일본의 미술정책 소개에 이어 미술학교와 변혁을 이끈 주역, 현대 일본 사원건축까지 언급하고 있다. 3장은 ‘중국의 미술정책과 미술교육’, 4장은 ‘일본·중국의 미술교육과 우리나라 미술교육의 차별점’을 실었고, 5장은 ‘한국 가톨릭 교회미술의 부흥’, 6장은 ‘조사 진영’에 대해 살폈다.

손 교수는 서문에서 “한국 가톨릭 미술의 현장에서 새로운 조형성을 선두적으로 실천해 온 일랑 이종상 선생께서 평소 필자에게 당부하신 불교미술의 시대정신에 대한 고언에 따라 이 책을 기획했다.”면서 “현대 화단에서 서양사고 중심의 미술 생태계가 한국화의 위축을 가속화시키고 있음에 대한 현실적 자책감 또한 집필의 동력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서동주, 2022, 동국대학교 부속여자중학교 상상법당. 미디어아트로 만든 ‘진여법계’이다. 여중생의 눈높이에 맞게 전통형식의 탱화 대신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설치해 20분 가량의 동영상을 상영한다.  
 서동주, 2022, 동국대학교 부속여자중학교 상상법당. 미디어아트로 만든 ‘진여법계’이다. 여중생의 눈높이에 맞게 전통형식의 탱화 대신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설치해 20분 가량의 동영상을 상영한다.  
 김영중. 동국대학교 여래입불상. 1964, 작가는 대학생들이 숨 쉬는 교정답게 걷는 형상의 불상을 조성하려고 했으나 스님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오른발을 내디디려는 듯한 자세로 입상을 조성했다. 왼쪽 어깨가 살짝 낮은 이유다.
 김영중. 동국대학교 여래입불상. 1964, 작가는 대학생들이 숨 쉬는 교정답게 걷는 형상의 불상을 조성하려고 했으나 스님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오른발을 내디디려는 듯한 자세로 입상을 조성했다. 왼쪽 어깨가 살짝 낮은 이유다.
 일본 오사카 골불사의 일주문과 역사상. 건축과 조각의 현대적 상징성이 잘 조화되고 있다.불교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반듯이 들리는 답사코스이다.
 일본 오사카 골불사의 일주문과 역사상. 건축과 조각의 현대적 상징성이 잘 조화되고 있다.불교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반듯이 들리는 답사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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