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몸 챙기며 일과 시작
보람차고 즐거운 인생 위해
​​​​​​​내 삶 모습 ‘건강한가’ 살펴야

“언제까지 운동해야 하나요?”

헬스 트레이너에게 묻자 돌아온 대답은 “죽을 때까지요.”였다. 운동 효과의 유효기간이 아주 짧다는 뜻이니 살아 있다면 운동하라는 말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운동을 하셨을까? 답은 간단하다. 부처님은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셨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가사와 발우를 챙겨들고 마을로 탁발을 하러 나가신 것이다. 2600여 년 전, 공해와 오염이라고는 전혀 없는 맑고 신선한 아침 대기 속을 티없는 햇살을 받으며 마을까지 맨발로 흙길을 걸어서 가신 것이다. 목적은 오직 하나! 하루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탁발이 하루의 첫 번째 ‘루틴’이었단 말인데, 이른 아침, 맑은 정신으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명상도, 예불도, 법담도 아닌 탁발하러 길을 나섰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하루 일과를 몸 챙기는 일로 시작한 분이 부처님이다. 몸이 건강해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정진할 수 있으며, 해탈의 경지에 온전하게 이를 수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 나서는 탁발은 수행에서(또는 인생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유가사지론〉에서도 “이 몸은 음식에 의하여 머무르고 음식에 의하여 서기 때문에 음식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하지 않던가.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챙기는 이유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건강이란 것이 한 번 챙겨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고약하다. 식단조절도 운동도 멈추는 그 순간부터 몸은 무너져간다. 그게 몸이니까. 그러니까 죽을 때까지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이래서는 인생이라는 것이 참으로 허망해진다. 이러면 건강할까, 저러면 덜 아플까만을 궁리하고 쫓아다니느라 남은 인생을 탕진하는 셈이다. 결국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만 먹다가 삶을 마감하고 마는 것이니, 미래에 오래 살기 위해 현재 생을 살아가는 격이다. “건강해지면…”이라는 말은 참으로 모호하기 짝이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 인도 태생의 정신신체의학자 디펙 초프라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면, 건강을 챙기는 행위 자체가 인생을 행복하고 알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사람들에게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①신선한 음식 ②순수한 물과 공기 ③햇빛 ④적당한 운동 ⑤균형 잡히고 세련된 호흡 ⑥비폭력적인 태도와 생명에 대한 경외심 ⑦사랑, 긍정적인 감정, 감정의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일곱 가지를 꼭 챙겨야 한다고 일러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왜 늙는가 (354쪽)〉

대체로 이 일곱 가지를 챙기는 데에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반갑다. 그리고 앞의 네 가지는 부처님의 아침 탁발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뒤의 세 가지는 불교수행과 다르지 않으니, 들숨과 날숨의 호흡법, 불살생과 오계, 자비심의 적극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건강해지면 보람차게 즐겁게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 내 삶의 모습들이 ‘건강한가’를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래저래 부처님처럼 살아간다면 건강도 챙기는 격이니 참으로 다행이다. 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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