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선원사 명부전 내 ‘지상시왕도’서
​​​​​​​1917년 독립운동가 진응 스님 제작해

남원 선원사 명부전 내부에 모셔진 ‘지장시왕도’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전형적인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
남원 선원사 명부전 내부에 모셔진 ‘지장시왕도’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전형적인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

항일·대한독립의 의지를 담은 태극기가 사찰에 봉안된 불화에서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발견됐다.

조계종 남원 선원사(주지 운문 스님)는 2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선원사 명부전 내부에 모셔진 ‘지장시왕도’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전형적인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태극기 전문가 송명호 전 믄화재청 근대문화재분과 전문위원에 따르면 불화에서 항일 독립운동 태극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작품은 화기를 통해 당시 독립운동가이자 화엄사 주지 진응 스님의 증명으로 그려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원형 형태의 태극기 그림은 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이 지난해 11월 명부전에서 기도하던 중 명부전에 걸린 ‘지장시왕도’ 괘불탱화에서 발견했다. 태극기는 지옥을 관장하는 10대왕 가운데 제6대왕인 변성대왕 관모에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가로 8.5×세로 3cm)로 그려져 있으며, 태극의 지름은 2.2cm다. 태극의 양은 홍색, 음은 뇌녹색으로 채색됐으며, 양 태극을 백색이 둘러싸고, 위쪽에 건괘와 리괘, 아래쪽에 곤괘와 감괘가 배치됐다.

또 ‘지장시왕도’ 하단 화기에 태극기가 제작된 것은 ‘1917년 11월 5일에서 17일’이며, ‘당시 주지 기선 스님이 진응 스님에게 괘불탱화 제작 전 과정을 증명하도록 했다.’는 기록도 명확하게 표시돼 있다.

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은 “십대명왕중 변성대왕의 관모에 태극기를 그려 넣음으로써 ‘총칼로 대한제국을 멸망시킨 일제가 결국 총칼로 망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며 “변성대왕은 칼산으로 된 도산지옥 등을 관장하며 죄를 지은 자들을 심판하는 대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명호 전 전문위원도 “불화 중 태극기가 그려진 것은 처음”이라며 “‘항일지장시왕도’라고 말해도 손색 없고, 근대문화재로서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송 전 전문위원은 또 “태극기가 1910년대 이후 사용된 독립운동시대 태극기 문양과 같다. 태극기가 오늘날 형태로 정착되기 전 단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일제는 1911년 칙령 19호를 공포해 태극기를 말살하고, 대신 일장기를 걸도록 했다. 이 같은 점에서 지장시왕도 태극기는 독립을 바라는 불교계의 서원이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원사는 지장시왕도에서 발견한 태극기를 근대문화유산으로 국가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6대왕인 변성대왕 관모에 그려진 태극기.
제6대왕인 변성대왕 관모에 그려진 태극기.
선원사 명부전
선원사 명부전
화기 모습.
화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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