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공동선 추구 위해선
각 종단내 구성원들의
​​​​​​​화합·발전부터 모색해야

공동선(共同善, common good)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체를 위한 선’, ‘사회가 지향하는 공동의 목표와 가치’, ‘사회나 여러 사람에게 선이 되는 것’, ‘모든 사람이나 주어진 모든 공동체 구성원을 위하여 분배되고 이익되는 것’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정의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이 공동(共同), 공동체(共同體) 등이다. 문제는 공동체에 대한 정의가 설명 주체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연, 학연, 혈연, 이익단체, 기업, 종교 등 공동체의 규모가 매우 다차원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것을 넘어서는 조직이 지방자치단체, 정부, 국가, 유엔(UN) 등과 같은 공공의 영역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범주와 소속감, 인식의 차이 등으로 인하여 공동선이 무엇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동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신념체계나 준거집단의 범주를 넘어서서 공동으로 추구해야할 보편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준거집단 속에서의 공동선만을 추구한다면 사회적으로 공동체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또한 준거집단 사이의 가치관의 차이나 갈등이 발생하면 화합을 이루기도 어렵다.

종교인들이 모여서 공동선을 말할 경우 자신이 속한 신앙공동체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공동선을 말하게 된다. 그렇지만 종교조직들 사이에 가치관이나 신앙을 공유하지 않거나 대립적이고 적대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사회적 공동선을 추구하기 어렵다. 결국 종교계에서 말하는 공동선이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특정 종교집단의 목표나 가치관을 넘어선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추구할 수 있는 영역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교는 성도를 이루신 석존(釋尊)께서 당시 브라만교나 육사외도 등의 주장을 넘어선 공동선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종교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불교의 교리체계는 신념체계, 즉 믿음을 전제하지 않는다. 즉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볼 수 있고, 알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원리를 제시하고 있으며, 종교적 신념체계를 넘어서 있다. 불교의 가르침은 자연과 사회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중생들이 어떻게 열반의 행복을 체득하느냐에 집중되어 있다.

불교계가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타종교와의 관계 정립을 논하기 전에 먼저 각 종단내의 구성원들이 서로 화합하며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중과 종단의 이해관계를 넘어설 수 있다면 이웃종교들과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더 쉬운 일이 될 수 있다.

불교가 추구해야 할 공동선은 지구촌에서 살고 있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이익이 되고, 향상을 가져올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 실천 방법으로 복덕과 지혜를 강조하며, 바라밀행과 대승보살도의 생활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동선은 개인의 기본적 권리를 희생하지 않으면서 공공의 이익도 포괄하는 사회적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불교계가 지구촌의 공동선을 성취하는데 한 걸음 더 성큼 나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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