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소’·‘불조통재’·초조본 ‘유가사지론’은 보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사진=문화재청〉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 〈사진=문화재청〉

익산 미륵사지 서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보물)는 국보로 승격, 〈대방광불엄경소〉 등 불교 전적 3건은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2월 27일 보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보로 승격 지정했다고 밝혔다. 또  불교전적인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권88’·‘초조본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66’·‘〈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14책’ 과 ‘손소 적개공신교서(孫昭 敵愾功臣敎書)’, ‘이봉창 의사 선서문’, 〈사시찬요(四時纂要)〉 등 총 6건을 보물로 지정했다.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2009년 서탑 보수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로, ‘639년(백제 무왕 40년)에 사리를 봉안했다.’고 기록한 금제 ‘사리봉영기(舍利奉迎記)’를 비롯해 금동사리외호와 금제 사리내호,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았던 청동합을 포함해 총 9점이다.

금제 ‘사리봉영기’는 얇은 금판으로 만들었으며, 앞·뒷면에 각각 11줄 총 193자를 새겼다. ‘사리봉영기’에는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인 백제 왕후가 재물을 시주해 사찰을 창건하고 639년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리장엄구 중 청동합은 총 6점으로, 모두 크기가 다르다. 그 중 하나에는‘달솔(達率) 목근(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달솔은 벼슬(2품) 명칭이며, 명문을 바탕으로 시주자의 신분이 백제 상류층이었고, 그가 시주한 공양품의 품목을 알 수 있어 사료적 가치와 함께 백제 최상품 그릇으로 확인돼 희귀성이 높다.

문화재청은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백제 왕실에서 발원해 제작한 것으로, 출토지가 명확하고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를 위한 절대적 기준이 된다.”면서 “제작 기술면에 있어서도 최고급 금속재료와 백제 금속공예 기술의 역량을 응집해 탁월한 예술품으로 승화시켰고, 동아시아 사리공예품의 대외교류를 밝혀주는 자료로서 역사·학술·예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국립한글박물관 소장)과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은 고려 11~12세기에 만들어진 불교경전이다.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은 총 100권 중 권66에 해당하며, 이 권차는 현재까지는 유일본이다. 고려시대에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해 읽을 수 있도록 치밀하게 토를 단 석독구결(釋讀口訣,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 읽을 수 있도록 문장 사이에 단 구결)이 표시돼 있어 국어사 연구 및 고려시대 유식학(唯識學)에 대한 연구 수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불교학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은 총 120권 중 권88에 해당한다. 1087년(고려 선종 4) 우리나라에 목판이 전래되면서 국내에서 간행되기 시작했다. 1424년(세종 6)에 일본이 여러 차례 대장경판을 요구할 때 다른 경판들과 함께 일본에 하사해, 그 이후에 찍은 간행본은 국내에서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는 귀중본이다. 판본 및 인쇄상태로 보아 12세기에 간행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동일판본 가운데 유일하게 알려진 권차이다. 또 보존상태가 우수하고 조선·중국·일본 삼국의 불교교류 양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불조역대통재〉 14책’(종로도서관 소장)은 원나라 승려 염상(念常, 1282~?)이 석가모니의 탄생부터 1334년까지 고승들의 전기(傳記)나 일화를 시간 순으로 엮은 전적이다. 1430년(명 선덕 5) 다시 간행된 판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새로 새긴 목판을 1472년(성종 3년) 인수대비(仁粹大妃, 1437~1504)의 발원으로 찍은 것이다.

성종(成宗)의 모친인 인수대비가 왕·왕자·공주 등 왕실의 안녕과 장수를 위해 발원하고 간행한 것으로, 전체 권차가 남아 있는 완질본이자 현재까지 국내에서 두 건만 확인돼 자료적인 완전성과 함께 희소성 또한 높다.

〈사시찬요〉는 중국 당나라 말기인 996년에 한악(韓鄂)이 편찬했다. 사계절을  12달로 나누고 월별 농법과 금기 사항, 가축 사육법 등을 수록해 놓은 농업서적이다. ‘손소 적개공신교서’는 경북 경주시 양동마을에 대대로 거주해 온 경주손씨(慶州孫氏)의 후손 손소(孫昭, 1433~1484)가 하사받은 적개공신교서 1점이다. 적개공신은 1467년(세조 13)에 세조가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평정한 공신들에게 내린 교서로 총 45명을 녹훈(錄勳)했다.

‘이봉창 의사 선서문’은 1931년 12월 13일에 작성됐다. 이봉창 의사(1900~1932)가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한 국한문혼용 선서문이다. 이 선서문은 백범 김구 선생이 결성한 항일독립운동단체인 한인애국단(韓人愛國團)에 제출된 것이다. 이날 서명을 마친 이봉창 의사는 안중근 의사의 막내동생이자 한인애국단 임원이었던 안공근(安恭根)의 집에서 양손에 수류탄을 들고 선서문을 가슴에 단 채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이 때 찍은 흑백사진이 전하고 있다.

선서문에는 ‘나는 적성으로써 나는 적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야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야 적국의 수괴를 도륙하기로 맹서하나이다. 대한민국십삼년십이월십삼일 선서인 이봉창. 한인애국단앞’이라는 내용이 있다.

익산 미륵사지 출토 사리장엄구 중 금제 사리봉영기.  〈사진=문화재청〉
익산 미륵사지 출토 사리장엄구 중 금제 사리봉영기. 〈사진=문화재청〉
‘초조본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66’ - 중반부.  〈사진=문화재청〉
‘초조본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권66’ - 중반부. 〈사진=문화재청〉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권88’ 내지. 〈사진=문화재청〉
‘〈대방광불화엄경소(大方廣佛華嚴經疏)〉 권88’ 내지. 〈사진=문화재청〉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14책’ 내지. 〈사진=문화재청〉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14책’ 내지.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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