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빛이 소생하는 마음 밭 경작해야

신령스러운 광채가 새 아침을 장엄하니 집집마다 무진복락(無盡福樂)을 이루는 문이 열리고 하늘이 천기(天機)를 움직여 한없는 공덕을 풀어내니 만물은 이택(利澤)을 입고 환희의 눈을 뜹니다.
곳곳에서 장악을 무너뜨리는 법뢰(法雷)가 일고 대시문(大施門)이 열리니 시방에 가득한 장애가 구름처럼 사라지고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제몸을 풀어 본분소식(本分消息)을 전하니 걸음마다 보문(普門)이요 이르는 곳마다 원통(圓通)입니다.
생각생각은 깨달음으로 이어져 부처를 빚어내고 일초일목(一草一木)은 얽매이는 틀을 벗고 법신(法身)의 면목(面目)을 드러냅니다.
눈앞에 삶의 매듭을 풀어내는 깨달음이 있고 눈빛이 닿는 곳에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출신활로(出身活路)가 있습니다.
일체제불이 이 마음을 벗어나지 않았으니 밖에서 찾지 말고 면전에 출입하고 있는 무위진인(無位眞人)을 깨달아야 합니다.
햇살도 가슴에 담아두면 원광(圓光)의 빛이 되는 새해 아침에 묵은 것을 버리고 빛이 소생하는 마음밭을 경작해야 합니다.
다투며 갈라지고 증오와 분노로 마음밭이 거칠어졌으니 인내와 용서하는 화해의 덕성을 길러 인간의 뜰을 소생시켜야 합니다.
만법을 빚어내는 마음을 통해 푸른 원()을 세운 이는 구하고 찾는 것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우주를 세울 것이요 일체를 담아내는 포용의 큰 그릇을 이룬 이는 만덕의 기틀을 얻어 이웃을 넉넉하게 할 것입니다.

진각종 총인 경정 정사.
진각종 총인 경정 정사.

참회와 용서가 해답입니다

우주 운행의 큰 기운을 품고서 또 다시 새해 아침을 맞이합니다.
하늘과 땅에 감도는 서기를 입어 나날이 생기 넘치는 한 해를 서원합니다. 사바세계 곳곳에서 네 탓으로 다투면서 아픔과 굶주림이 시름시름 깊어갈 때 내가 먼저 참회하고 서로서로 용서하면 안락정토 여기라고 진각종문 설합니다.
중생이 터 잡아서 살고 있는 여기저기 갈등을 넘어 미움의 불길이 치솟아도 참회와 용서의 묘약을 정성들여 받들면 환한 웃음 마주하는 눈길이 기다립니다.
연꽃이 진토에서 고운 모습 피우듯이 의왕은 잡초 약초 분별하지 아니하고 갑남을녀 저마다 본래 빛깔 드러내면 치유의 손길 주고받는 은혜 세상 열립니다.
종교가 근본이 되어 진실로 참회하면 쟁론의 정치도 남 탓의 세파(世波)까지 인과를 밝게 찾아 시비를 함께 가리고 책임지고 용서하는 사회가 자리합니다.
올해도 내년에 살아남은 사람이 그토록 진지하게 살아간 작년이 되도록 그렇게 뜻 모아서 살맛이 벅찬 나날을 나누어 봅시다.

 

관음종 종정 홍파 스님.

새해에는 중생구제 발원하자

부처님께서 하신 사업을 한자로 불사(佛事)라 합니다. 일생일대의 사업이라는 뜻으로 일대사(一大事)라고도 합니다. 그러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승들께서 욕령중생(欲合衆生), 불지지견(佛之知見), 개시오입(開示悟入), 출현어세(出現於世)”라고 요약하셨습니다. 이런 부처님의 불사 소식을 밝힌 대표 경전이 <법화경>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중생구제입니다.
중생구제는 모든 불보살님의 과거심이며, 현재심이며, 미래심입니다. 제법의 실상으로 말하면, 그 마음은 실로 과거라 할 수도 없고, 현재라 할 수도 없고, 미래라 할 수도 없는 그저 최초의 본마음[初發心]’입니다.
최초의 본마음은 중생 저마다의 자기초심(自己初心)이기도 합니다. 애초 우리들 마음이었지만, 험한 세월 살다보니 잠시 잊었을 뿐입니다. 하늘의 둥근달이 언제 사라진 적이 있고 일그러진 적이 있었을까요? 자기초심 속에 본래 갖추어진 그 달을 환히 밝혀, 인연 따라 중생구제 발원합시다.

시방세계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
근심 걱정 여의어서 항상 즐겁고
깊고 깊은 바른 법의 이익을 얻어
온갖 번뇌 없어지기 바라옵나이다.

 

총지종 종령 법공 정사.
총지종 종령 법공 정사.

무연대자 동체대비 정신으로

인간이라는 말을 한자로 하면 사람 인(), 사이 간()’입니다. , 인간이란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라 할 수 있고,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때 인간답게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의 성장과 과학 기술, 물질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간관계의 형성에 있어 날로 개인주의, 이기주의의 병폐를 낳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전도 선언에서 비구들아 유행하라. 중생의 애민을 위해 중생의 안락을 위해 세간을 사랑하기 위해 신들과 인간의 이익과 애정과 안락을 위해 전도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우리는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연기적 존재이기에 함께하는 방법을 배워야하며 함께할 수 있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야한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사회복지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래의 종교는 이제 종교 본연의 모습과 함께 사회복지로서의 성격을 강화해 가야하며, 종교시설은 최대한 사회복지와 교도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문화공간과 여가생활 제공, 그리고 힐링의 장소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시대를 함께 헤쳐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자비의 실천입니다. 무연대자 동체대비(無緣大慈 同體大悲)의 정신으로 어려운 이 시대를 당당하고 슬기롭게 헤쳐 나갑시다.

 

삼론종 종정 혜승 스님.
삼론종 종정 혜승 스님.

시비 가리는 중생심 벗자

옛날 어떤 스님이 세 사람의 상좌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두 상좌가 한바탕 크게 싸웠습니다. 진 상좌가 스승 스님께 찾아와 통 사정을 하였습니다스승께서 한참 있다가 네 말이 옳다. 그러자 이번에는 싸움에서 이긴 제자가 와서 사정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스승께서 또 한참 만에 네 말도 옳다. 옆에 있던 상좌는 큰 스님의 태도가 너무나 알쏭달쏭하여 물었습니다큰스님은 말끝에 한 편의 게송을 읊어 제자들을 깨우쳤습니다.

是是非非都莫關 山山水水任閑
莫問西天安養路 白雲斷處有靑山

시시비비를 다 관계할 것 없고
산은 산 물은 물 한가로운데 마음이 있네
극락 가는 길이 어디냐고 물은들 무엇하리
흰구름 끊어진 곳에 청산이 나타나는구나

이는 백 가지 옳고 그른 시비를 모두 떠나라는 말씀입니다. 시비를 가리는 이 싸움은 곧 중생심입니다.

 

법륜종 종정 정각 스님.
법륜종 종정 정각 스님.

불일 증휘하고 법륜 상전하길

계묘(癸卯) 새해야말로 새로운 통합의 서광이 비치는데 교단의 통합이 민족 통일의 길로 연결되는 길임을 명심하고 종조의 원융무애의 이념을 다시금 체인하여야 합니다.
불일이 증휘하고 법륜이 상전하는 계묘 신춘. 우리 다 같이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狐兎絶潛踵 여우와 토끼는 자취도 없고
飜身獅子露 몸 뒤집으니 사자 나타나네
打破牢關後 뇌관을 타파한 후에
淸風吹太古 청풍이 태고에 부는구나!

 

 

법화종 종정 도선 스님.
법화종 종정 도선 스님.

원융화합 사회 만들자

새해에는 사바세계에 갈등과 투쟁이 종식되고 자유와 평화가 넘치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삼보전에 축원합니다.
새해에는 <법화경>의 바른 가르침이 흰 연꽃에 비유한 것과 같이 일심이 청정하면 곳곳에 연꽃이 피어나듯이 바른 진리에 눈을 뜨고 인간본성을 되찾기 바랍니다. 부처님 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세간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면 무상(無相)이며, 묘법(妙法) 무생(無生)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청정심(淸淨心)으로 실상을 바로 보면 사람마다 진리의 주인공입니다.
참다운 행복과 상락아정(常樂我淨)을 누리고자 한다면 청정심을 닦아 인간 본성에 내재된 불성을 다시금 되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스스로의 본성을 되찾는 길입니다.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반목과 대립을 뛰어넘어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며, 자비연민으로 살아간다면 불국정토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습니다. 내 허물을 되돌아보고 참회하며, 지혜와 복덕을 구족해 원융화합의 사회를 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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