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사찰에 숨겨진 ‘명작’ 23선
노재학/불광출판사/30,000원

한국의 전통사찰은 저마다 고귀한 빛을 지니고 있다. 전통사찰에는 저마다 한 그루 노거수가, 건축이, 꽃살문이나 불단 같은 목조각이, 단청장엄이, 불상과 불화 등이 두루 침잠해 있다. 국보와 보물이 아니더라도 오래된 절집에는 고귀한 명작들이 고요하게 빛나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역사와 이야기로 탄생한 작품들을 명작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꼽은 명작스물 세 곳에는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처럼 비교적 익숙한 작품들도 있다.

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나 양산 신흥사 대광전의 어람관음 등은 거개의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기도 하다. 구례 화엄사 구충암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과 청도 운문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처진 소나무도 명작으로 제시했다.

저자는 오래 보아야 하는 수고와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석굴암이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못지않은 명작임을 알아낼 수 있다.”오랫동안 한 대상을 보고 또 보면 현상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본질이 홀연히 드러난다. 본질은 현상의 원리를 낱낱이 밝혀 주며, 본질을 간파하고 나면 현상의 표현이나 묘사가 자유로워진다.”고 강조했다.

책은 극락으로 가는 배, 반야용선 꽃살문에서 닫집까지 고귀한 장엄 수행에서 깨침까지 천강에 비친 달 하늘에 박힌 별 뜰 앞의 잣나무 등 5부로 구성됐다.

480페이지를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촬영한 사진작품을 풍부하게 실어 독자들이 현장감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저자 노재학은 20여 년 넘게 전통문양과 향교, 사찰 등 우리 것을 렌즈에 담는 사진가다. 현재 방대한 사진 기록과 전통 건축 장엄 세계와 본질을 논증하며, 한국의 전통 문양과 단청장엄을 집대성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산사의 단청 세계·한국의 단청1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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