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바라본 사리와 사리 신앙
신대현/혜안/2만 원

석가모니가 입적하고 남긴 신골인 사리는 제자와 신도에게 살아있는 석가모니와 다름없었다. 석가모니는 열반 후 제자와 신도들이 마음에 새겨야할 만한 가르침을 남겨주었는데, 부처님의 순수한 정신이 응고해 생긴 결정체인 사리가 바로 그것이다. 사람들은 석가모니가 열반해 부처로 승화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를 불사리라 부르며 마치 생전의 그를 대하듯 각별하게 존숭했다.

이 사리는 처음에 8개의 탑 안에 두어져 몇 백 년을 모셔져 있다가, 인도 아소카왕이 이를 꺼내 84,000개로 나눈 다음 인도를 비롯해 동아시아 전역으로 보냈다. 세상에 석가모니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서다.

진신 사리는 석가모니의 분신과 같아 제자와 신도들은 책이 없어도 사리를 대하며 스승의 가르침대로 수행에 정진할 수 있었다. 석가모니가 살아 있었을 때는 가르침을 직접 들을 수 있었지만, 열반한 뒤에는 그럴 수 없었다.

고승 석학들이 석가모니 가르침을 토대로 불교이론을 집대성한 불교 경전을 펴냄으로써,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지만 불경은 석가모니 입멸 후 100년이 지나 편찬되기 시작했으니 그 공백은 어떻게 메울 수 있었을까? 그 빈자리에 바로 사리 신앙이 있었다.

책은 사리 신앙의 1,500년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리에 대하여 탑과 사리 신앙 우리나라 사리 신앙의 역사 동아시아 사리 신앙 등 4장으로 구성됐다. 책 뒤에는 본문에 나오는 사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연대순으로 간략히 볼 수 있도록 삼국시대~근대 불사리 봉안 사례 일람표도 실었다.

저자 신대현 교수는 불사리를 통해 부처님을 추모하는 마음은 어느 순간 하나의 신앙으로 자리 잡았고, 사리 신앙은 이후 불교가 인도를 넘어 동아시아 전체로 뻗어나가는 데 있어 큰 원동력이 되었다.”불사리 자체보다는 불사리를 매개로 단합과 노력을 끌어낸 사람들의 믿음이야말로 진짜 사리라고 말해도 될 듯싶다. 풍속이 사상과 관습의 의상이라고 한다면 사리 신앙이야말로 아름다운 풍속이었다고 할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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