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지생’ 옛사람이 바라본 풀벌레 세계
20주년 특별전, 10월 25일~내년 1월 1일

국내 최초로 초충도(草蟲圖)를 주제로 한 특별전 ‘미물지생微物之生, 옛 풀벌레 그림’이 10월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남계우의 ‘괴석과 벌레’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내 최초로 초충도(草蟲圖)를 주제로 한 특별전 ‘미물지생微物之生, 옛 풀벌레 그림’이 10월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남계우의 ‘괴석과 벌레’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풀벌레는 아주 작은 세상에 살고 있는 미물이지만, 옛사람들에게 풀벌레는 작기만 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풀벌레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했으며, 이를 그림으로 그려 교훈이나 소망을 담았다. 옛사람들이 바라본 풀벌레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는 옛사람들이 바라본 풀벌레 세계를 조명했으며, 풀벌레를 그릴 때 날고, 울고, 뛰고, 기는 동작을 잘 살려야 한다는 옛 화가들의 생각을 담아 구성했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1025일부터 내년 11일까지 국내 최초로 풀벌레 그림인 초충도(草蟲圖)를 주제로 한 특별전 미물지생微物之生, 옛 풀벌레 그림을 개최한다.

전시에서는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정선(鄭歚, 1676~1759), 풍속화를 잘 그리기로 이름난 김홍도(金弘道, 1745~?)의 초충도,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초충도 10폭 병풍등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날고, 울다에서는 나비와 매미를 주로 살펴본다. 나비는 옛사람들이 가장 많이 그린 소재로, ‘장수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을 상징한다. 매미는 군자가 지녀야할 오덕을 지닌 벌레로, 선비들이 특히 좋아했다. 1부에서는 김홍도의 협접도(蛺蝶圖) 부채와 이경승의 호접도(胡蝶圖) 10폭 병풍’, 심사정의 계수나무에 매달려 우는 매미등을 감상할 수 있다.

2뛰고, 기다에서는 날지 않고 주로 기거나 뛰어 다니는 벌레를 살펴본다. 옛사람들은 사마귀와 개구리, 고슴도치 등 다양한 풀벌레 사이의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 세상의 이치를 얻었다. 2부에서는 정선의 여뀌와 개구리’(화원별집수록), 심사정의 오이를 등에 지고 가는 고슴도치’, 신사임당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초충도 화첩등을 만날 수 있다.

3풀벌레를 관찰하는 시선과 화법에서는 풀벌레를 그리기 위해 화가들이 풀벌레를 보는 시선과 화법을 소개한다. 옛 화가들은 실물이나 경치를 있는 그대로 그리는 사생을 통해 풀벌레 모양과 색깔을 자세히 관찰하고, 화보를 보며 풀벌레 동작이나 구도를 익혔다. 3부에서는 전기(田琦, 1825~1854)가 그렸다고 전해지는 화조초어도(花鳥草魚圖)와 옛 화가들의 그림 교재인 개자원화보(芥子園畫譜)’, ‘초본화시보(草本花詩譜)’ 등을 전시한다.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박물관 문화놀이터 공간에서는 매주 수~목요일 모든 생명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풀과 벌레를 담은 석고 마그네틱체험이 운영된다. 지정 토요일에는 전통회화 속 미물지생의 현재화 및 예술적 확장 경험을 위해 작가와 함께 풀과 벌레를 담은 초벌백자접시체험이 진행된다. 전시 주제 심화 인문·예술 강좌 미물지생에 우주가 있다도 마련해 전문가 특강 및 작가 초청 전시실 토크를 진행한다. 강좌는 지정 목요일 10:00(또는 10:30) 박물관 강당(또는 실감영상카페 )에서 선착순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정선의 ‘여뀌와 개구리’ (국립중앙박물관).
정선의 ‘여뀌와 개구리’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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