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경전과 비교·대조한 〈금강경〉 해설서
이중표 역해/불광출판사/28,000원

〈금강경(金剛經)〉은 지혜의 정체(正諦)를 금강의 견실함에 비유해 해설한 불경으로, 육조혜능(慧能, 638~713) 선사 이후 선종의 소의경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예부터 〈금강경〉과 관련된 수많은 해설서가 출간됐지만, 원전(原典)을 쉽게 풀이한 책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접점을 연구해온 이중표 명예교수가 〈니까야〉를 바탕으로 〈금강경〉의 원전을 해석한 책을 출간했다.

책에서는 〈금강경〉이 설하는 언어 세계와 보살의 길을 바르게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금강경〉의 산스크리트어·팔리어·한문 원전을 꼼꼼히 해석해 경전의 탄생 배경부터 초기경전인 〈니까야〉와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강경〉의 내용을 ‘모두 함께 깨우쳐서 일체중생을 열반으로 이끄는 삶의 추구’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을 제도하여도, 구제받은 중생은 없음을 아는 것’으로 요약했다.

책은 △〈금강경〉의 취지 △보살의 길 △평상심에 길이 있다 △업보는 있으나 작자(作者)는 없다 △지금, 여기에서 현재의 법을 통찰하는 행복한 삶 등 5장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널리 보급된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본과 범본(梵本)을 대조할 수 있도록 범본 문장 별로 상응하는 한역을 병기해 표기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모든 불경은 중생을 깨달음으로 인도하므로 〈금강경〉을 통해 깨달음을 추구하는 게 잘못이라 할 수 는 없지만, 경전의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외우고 베끼면서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 결코 올바른 수행이 아니다.”라며 “많은 불자가 이 책을 통해 〈금강경〉의 의미를 바로 알고 바르게 수행해 깨달음을 얻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중표 교수는 전남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남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 후 동 대학 철학과 명예교수로 위촉됐다. 호남불교문화연구소장·범한철학회장·불교학연구회장을 역임했으며, 불교 신행단체 ‘붓다나라’를 설립했다. 저서로 〈정선 디가 니까야〉·〈정선 맛지마 니까야〉·〈정선 쌍윳따 니까야〉·〈붓다의 철학〉·〈니까야로 읽는 반야심경〉·〈불교란 무엇인가〉·〈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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