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단체 27일 운하대응 좌담회
2월 12일, 100일간 예정지 순례

▲ 1월 27일 불교계 25개 단체 실무책임자 30여 명이 서울 인사동 한 식당에 모여, 운하 관련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패산과 청성산 사례에서 봤듯이 공사가 시작된 후 저지 운동을 벌일 경우,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 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

"(이명박 당선인) 한번 칼을 들이대면 끝을 보는 사람이다. 일 벌어진 후 개탄할 것이 아니라, 준비 과정부터 철저히 막아야 한다." - 임창홍 전국교사불자연합회 회장

차기 정부가 중점 추진할 한반도 운하와 관련해 불교계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 있다.

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수경 스님)를 주축으로 불교계 25개 단체 실무·대표자 30여 명은 1월 27일 오후 4시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한반도 대운하 대응을 위한 불교계 단체 실무책임자 사랑방좌담회'를 열고 운하 관련 각 단체들의 입장을 조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단체 중 아직 운하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정하지 못한 단체들은 조속히 총회 또는 이사회를 거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공사 시작 전 반대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과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정확한 지식과 근거를 바탕으로 반대 논리를 정립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 국민의 53%가 종교인임에 착안, 각 종교 교단 혹은 종단 차원에서 국민 이해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당초 2월 11일 이웃종교인들과 100일 동안 운하예정지역을 순례할 계획이었으나, 잠정적으로 연기했다"면서 "참가를 희망하는 단체가 늘면서, 초기부터 범위를 확대해 종교·생명·환경 등을 아우러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 도법 스님은 "차기 정부가 내세우는 '경제'는 한반도의 미래와 세계화를 위한 필요조건은 되지만, 근본조건이나 절대조건은 아니다"라면서 "청계천은 죽어가는 하천을 살릴 훌륭한 예가 되지만, 한반도에 운하를 건설하는 것은 오히려 살아있는 것을 도륙내 죽이는 것"이라며 운하 저지 이유를 밝혔다.

도법 스님은 불교계에 대해서도 "불교계는 발등에 떨어진 불에만 관심을 보인다"면서 "바깥으로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범불교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경저정의불교시민연합, 불교환경연대, 조계종포교사단, 사찰생태연구소, 생명나눔실천본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전국교사불자연합회,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불교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등 25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31일 오후 4시 조계사 소설법전에서 한차례 더 실무자 회의를 갖고, 향후 구체적인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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