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일러준 부처님 가르침
이안/담앤북스/17,000원

흔히 영화는 삶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매일의 삶이 질문을 던지는 날들, 매일의 삶이 화두 자체인 삶 속에서 책의 저자인 이안 영화평론가는 이를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불교적 관점으로 영화를 바라봤다.

저자는 총 4부에 걸쳐 시종일관 불교의 가르침이 반드시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1부의 문을 여는 첫 작품은 한인 가족이 미국 남부 아칸소주에 정착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미나리. 저자는 낯선 터전에서 뿌리내리기 위한 인물들의 지난한 삶을 따라간다. 온 종일 직장에서 병아리 감별을 하며 살생이 아니라 가꾸고 키우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민자들의 자괴감에 주목하는 한편, 영화에서 미나리가 상징하는 생명의 싱그러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주인공이 겪는 수행의 과정을 설명하며 불교를 앞세우지 않고도 불가의 가르침을 대중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흥미로운 영화라고 소개한다.

2부에서는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를 시작으로 세상이 외면하고 있는 작고 큰 목소리들을 대변하는 영화 8편에 대한 글을 실었다.

3부에서 소개되는 10편의 영화는 뭇 생명은 하나의 연결고리에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중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서는 고독사한 사람의 영혼을 성불시키는 영화적 천도재를 소개하며 불교 교리를 아름다운 비유로 연결시킨다.

4부에는 인연을 바탕으로 희망을 꿈꾸는 영화 6편을 담았다. 올해 개봉된 미싱타는 여자들을 통해 연꽃과 인연의 상징성을 발견하고 영화 속 인물들이 화쟁의 큰 인연과 희망의 연꽃을 피워내길 바란다는 간절한 바람을 글 속에 녹여낸다.

저자는 한자로 가득한 경전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네 삶의 여정 곳곳에서 언제든 불교교리와 마주칠 수 있다.”이 책은 수많은 영화 가운데 화두를 발견하고, 영화에 스며든 불교의 교리를 삶 속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에 비추어 대입하면서 치열하게 고민한 일종의 수행의 기록이라며 밝혔다.

저자 이안은 서울대학교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서 영상문화이론과 영화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춘천SF영화제 운영위원장이자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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