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기리는 백중 맞아 
자기 자신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 배려하자

요즘은 장마임에도 일찍이 찾아온 폭염 탓에 해수욕장이나 심산유곡을 찾는 피서객이 상당히 많다. 사실 급감하던 코로나 확진자수가 신종변이로 인해 다시 급증하는 상황이라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데도 모두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지난 러시아 사태 이후 갈수록 심화되는 고물가와 유가상승, 대출금리 인상에 민생경제는 더욱더 어렵기만 하다. 이와 맞물려 우리네 일상은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 대다수는 과연 어디서 사는 맛과 삶의 위안을 찾아야할지 막막할지 모른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네 일상에 활력이 생길 수 있는 단비와 같은 희소식이 기다려진다.

요즈음 전국 사찰에서는 백중입재와 더불어 선망부모 및 조상이나 유주무주고혼의 영가를 천도하는 백중기도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백중은 음력 7월 15일로 백종(百種)·중원(中元)·망혼일·우란분절 등으로 불리며, 불교의 4대 명절 중 하나다.

이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신통제일로 유명한 목련존자에 대한 설화에서 유래된 것이다.

불가의 〈우란분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지옥 불에 떨어진 어머니를 보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목련존자에게 “청정한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린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그 공덕으로 어머니를 구제할 수 있다.”고 설하고 계신다. 그리하여 목련존자가 음력 7월 15일에 안거수행을 마친 스님들을 초청하여 공양한 공덕으로 그 어머니는 구제되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백중에는 백가지 종류의 음식을 잘 차려서 많은 스님에게 공양하거나 가사를 공양하는 풍습이 있다. 이른바 백중은 청정한 스님들이나 주위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공양을 올리거나 필요한 재물을 베푼 공덕으로 업장이 두터운 영가들을 천도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인연공덕은 조상영가들뿐만 아니라 살아계신 분들에게도 널리 그 공덕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백중은 예로부터 백중놀이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세시풍속과 습합되어 계승되어 왔다. 백중은 우란분절로도 불리는데, ‘우란분’은 ‘거꾸로 매달리는 고통’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지옥에 떨어진 영혼의 고통’을 의미한다. 본래 이는 고통에 허덕이는 지옥중생을 의미한다. 하지만 오늘날 이는 삶의 치열한 생존경쟁에 시달리며 방황하거나 역경에 처한 많은 사람의 심정도 포함한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백중을 맞이하여 의례적으로 기도를 올리고 스님들께 공양을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백중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조상의 음덕을 되돌아보고, 자기 자신의 뿌리를 깊이 생각하면서 잠시나마 부모의 은혜와 인간 실존의 의미를 함께 되돌아보는 일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가장 가깝게 여겼던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적지 않은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백중에는 그러한 섭섭함이나 인간적인 상처를 넘어 화해와 용서, 그리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함께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저작권자 © 금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