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비교한 ‘아비달마’의 물질세계
불교과학철학총서 편집위원회 역·게쎼 텐진 남카 옮김/불광출판사/3만 원

불교는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난 구경의 안락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대상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아는 지혜는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의 본질·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알아야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의미다. 평소 불교와 과학 간 대화를 중시했던 달라이라마는 2011년 불교에서 말하는 과학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것을 지시했고, 티베트 최고의 학승 70여 명으로 구성된 편집위원회를 구성했다. 편집위원회가 나란다대학 17논사와 아비달마 논사들의 저작을 모두 검토해, 과학·철학에 관한 내용을 발췌, 집대성한 책을 출간했다.

책에는 논장, 특히 아비달마에서 다루는 ‘물질세계’에 대한 분류와 분석, 해설이 담겨있다. 책에서 다루는 ‘물질세계’는 극미(極微)에서 천체까지 아우르며, 마음을 제외한 외부세계 모두를 가리킨다. 즉 세상을 이루는 물질·시간·공간·뇌를 비롯한 인간의 신체 등이 주 대상이다.

책에는 나가르주나부터 아티샤까지 나란다 17논사의 저작부터 이들 전후로 활동한 논사들의 저작 등을 포함한 180여 종의 문헌이 인용됐다. 책은 △달라이라마의 서문 △편집자의 설명 △총괄편집위원의 서문으로 시작된다.

이어 본문 1장에서는 불교경론에서 ‘제법의 체계’를 확립하는 다양한 분류방식과 제법의 체계를 확립하는 방법과 분석하는 방식, 논리를 학습하는 방식 등을 설명한다. 2장에서 6장까지는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물질세계를 아우른다. 특히 인용된 논서 속의 난해한 요점은 인도학자들의 주석과 티베트 학자들의 해석에 의거해 분석·결정했으며, 독자가 모든 주제를 쉽게 이해하도록 타종의 논파·자종의 확립·문장의 희론 등을 생략하고 각 장의 도입부에 상위 주제와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책에는 아비달마 논서에 나오는 물질세계에 대한 주장과 사실, 허구와 실제 등이 모두 담겼다. 책은 불교에서 주장하는 세계관을 다시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저술된 게 아니며, 이 책이 불교와 현대 과학 사이의 가교가 되도록 불교논서에서 말한 과학과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데 발간목표가 있다.

달라이라마는 책의 서문을 통해 “불교와 현대과학 사이에는 서로 배울만한 점이 많이 있다. 우리는 육체적인 고락뿐만 아니라 마음의 분별과 관련된 고락도 경험하므로 몸과 마음 모두와 관련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나는 과학으로 사물의 궁극적 성질을 규명하여 얻어진 새로운 내용을 인류의 지식으로 축적하여 보다 완전하고 뛰어난 교육체계를 갖추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달라이라마는 또 “불교경론은 매우 광대하고 심오하기 때문에 발췌한 경론의 핵심적 의미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거나 틀리는 등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면서 “불교경론에 나오는 사물의 체계 즉 과학과 철학의 체계를 한데 엮은 이 저서가 현재 전 세계의 학문과 교육체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혁신에 기여해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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