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스파이라 저, 김인숙·김윤 역/침묵의향기/18,800원
서구 영적 지도자가 바라본 ‘眞我’

우리는 몸과 마음의 일시적이고 제한된 모습을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느낀다. 이는 우리 삶을 불행하게 하고, 사람·가족·공동체·나라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된다. 몸과 마음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없다면, 우리를 평화와 행복으로 이끄는 ‘참나[眞我]’는 무엇일까? 평생에 걸쳐 ‘실재의 본성’에 대해 궁구(窮究)한 서양의 영적 지도자 루퍼트 스파이라(Rupert Spira)가 ‘참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통찰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책은 저자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진행한 명상 수업의 내용을 선별,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어떤 철학이나 수행방법을 가르치는 대신 명상을 바탕으로 우리가 그동안 자신이라고 믿었던 ‘거짓 자아’를 속속들이 알아차리고, 참된 자신을 분명히 깨닫도록 안내한다. 그는 ‘참나’를 알기 위해서는 ‘직접 경험’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우리가 간과한 참된 자신이 무엇인지 알아차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순수한 앎의 본성을 발견하기 위해 우리가 몸과 마음이 아니라 ‘앎의 현존임’을 깨닫고 몸과 마음의 운명과 한계를 공유하지 않는 ‘앎의 본성’을 발견해야 하며, 이런 이해를 경험의 모든 영역에 점차 체화(體化)하는 끝없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앎의 본성을 탐구하다보면 그 본성이 우리의 상태나 상황, 환경과 관계없는 평화와 행복 자체임을 이해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가 ‘참된 자기’에 대해 절대적으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철학이나 비이원론(非二元論)의 이론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오직 친밀한 직접경험만을 참고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 자신의 ‘존재’를 아는 이 단순한 앎을 우리가 현존하며 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해주는 그 경험을 참고한다.”고 설명했다.

루퍼트 스파이라는 17세에 명상을 배웠고, 북인도의 상카라차리아인 샨타난다 사라스와티와 프란시스 롤스 박사의 지도로 20년 동안 이어진 정통 아드바이타 베단타 공부와 수행을 시작했다. 1997년에 스승인 프란시스 루실을 만났으며, 아트마난다 크리슈나메논의 ‘직접적인 길(Direct Path)’에 관한 가르침을 전수받았다. 이후 영국에 거주하며 유럽·미국에서 정기모임과 명상 수련회를 열고 있으며,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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