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호. 쉬어가는 전시회

성파 스님의 ‘수기맹호도’, 패널에 옻칠.
성파 스님의 ‘수기맹호도’, 패널에 옻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9월 25일까지
성파 스님, 강요배·박대성 등 60여 명
민화·궁중장식화·공예·회화 80점 출품

한국의 전통 채색화를 새롭게 조명한 특별전 ‘생의 찬미’가 9월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고 있다.

‘생의 찬미’는 19~20세기 초에 제작된 민화와 궁중장식화, 20세기 후반에 제작된 창작 민화와 공예·디자인·서예·회화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한데 모은 특별전이다. 전시에는 조계종 제15대 종정 성파 스님을 비롯해 강요배·박대성·박생광·신상호·안상수·오윤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 60여 명과 현대 창작민화 작가 10여 명이 참여했다.

전시회는 △벽사 △길상 △교훈 △감상 등 네 가지 주제 아래 총 6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구역 ‘마중’에서는 처용을 주제로 한 존스턴 감독의 영상 ‘승화’로 전시를 마중한다. 두 번째 ‘문 앞에서 : 벽사’에서는 신상호 작가의 ‘토템상(Totem)’을 시작으로 ‘욕불구룡도’·‘오방신도’·‘호작도’ 등이 펼쳐진다. 특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 위풍당당한 호랑이의 모습을 옻칠로 제작한 성파 스님의 ‘수기맹호도’가 눈길을 끈다.

세 번째 ‘정원에서 : 십장생과 화조화’에서는 십장생도와 모란도 등 19세기 말 작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길상·도상의 의미와 표현의 확장을 모색해 온 회화와 영상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네 번째 ‘오방색’은 중앙홀에 설치됐다. 높은 층고의 열린 공간에 들어서면 김신일 작가의 ‘오색사이’와 이정교 작가의 거대한 네 마리 호랑이 작품 ‘사·방·호’가 등장한다. 두 설치작품 모두 오방색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다섯 번째 ‘서가에서 : 문자도와 책가도, 기록화’는 정원을 지나 들어간 어느 서가에서 만난 책과 기록에 대한 이야기다.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문자도와 최초 공개되는 ‘매화 책거리’ 8폭 병풍, 우리나라 역사상 격변의 시기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기록화들을 선보인다. 마지막 ‘담 너머, 저 산 : 산수화’는 담 너머 펼쳐진 산수화로 구성했다. 여타 채색화 분야와는 다르게 감상화로 분류되었던 산수화의 다양한 변주를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흥천사 극락보전에 봉안돼 있는 ‘흥천사 감로왕도’.
흥천사 극락보전에 봉안돼 있는 ‘흥천사 감로왕도’.
라오미 작가의 ‘용오름’, 종이에 분채.
라오미 작가의 ‘용오름’, 종이에 분채.
신상호 도예가의 ‘Totem’, 석기에 유약.
신상호 도예가의 ‘Totem’, 석기에 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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