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1일, 재물손괴죄로 현장 체포
​​​​​​​A 씨 “불상에 왜 절하냐” 불만으로

청와대 녹지원 내 누각식 보호각 안에서 보존되고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모습.〈사진=문화재청〉
청와대 녹지원 내 누각식 보호각 안에서 보존되고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모습.〈사진=문화재청〉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된 5월 11일 한 50대 개신교인이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을 훼손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5월 11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청와대 대통령 관저 뒤편 산책로에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보물 제1977호)’을 훼손하려 한 50대 여성 A 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청와대 관람신청으로 출입한 A 씨는 불상 앞에 놓여있던 불전함을 손으로 밀어 넘어뜨렸고, 불전함 옆에 있던 사기그릇을 집어던져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불상과 불전함은 다행히 훼손되지 않았으나, 사기그릇은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기독교인인데 관람객들이 불상을 향해 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왜 돌멩이에 절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고, 내가 청와대의 주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불상 자체를 훼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재물손괴죄만을 적용해 불구속 수사 중이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자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존 관리 인력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석조여래좌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녹지원 내 누각식 보호각 안에서 보존되고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은 9세기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108cm, 너비 54.5cm, 무릎 너비 86cm로 풍만한 얼굴과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특징이다. 잘생긴 이목구비를 지녀 ‘미남불’로도 불린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데라우치 총독이 경주에서 서울 남산에 있는 총독 관저로 옮겨왔으며, 1939년 총독 관저가 청와대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 제1977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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