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등 들고 ‘희망 꽃피는 일상으로의 복귀’ 발원

불기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연등회가 3년만 에 봉행되고 있다. 불교계 주요 종단과 사찰에서 준비한 각종 장엄등과 연등은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종각에 이르는 종로대로를 뒤덮었으며, 거리를 메운  불자와 시민들은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원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는 부처님오신날(5월 8일)을 앞두고 4월 30일 서울 동국대운동장에서 사부대중 1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연등법회를 봉행했다. 연등법회에 앞서 불자들의 화합을 다지는 어울림마당이 진행됐다.

연등법회에서 봉축위원장 원행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무명을 밝히는 형형색색의 등불들은 오랫동안 움츠려있던 사부대중을 다시 희망이 넘치는 일상으로 인도하고 있다.”며 “연등회가 202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인이 함께하는 성대한 자리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창조적으로 전승해온 연등회가 세계평화와 희망을 노래한다.”고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또 “이제 인류는 다시 한 번 성찰하고 변화해야 하며, 변화의 한걸음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이 땅에 내리는 가르침으로, 나와 가족, 이웃, 세계를 위해 묵묵히 나아가야 할 때”라며 “연등행렬을 참여하는 불자들의 마음속 환희심이 두루 전달되어 국민 모두가 다시금 희망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 스님의 〈붓다차리타〉 경전 봉독 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무원 스님(천태종 총무원장)은 발원문에서 “진리의 삶에 이르는 길을 깨우쳐주신 부처님! 만생명의 행복을 위해 걸어가셨던 것처럼 모든 이가 자기 존엄을 지키며 모두의 삶이 행복을 구현하는 세상을 위해 저희 불자들이 일심으로 정진하겠습니다. 모든 대립과 갈등을 종식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불사에 기꺼이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저희 불제자들이 부처님께서 깨달음의 길로 걸어가신 그길로 용맹정진할 수 있도록 지혜의 불을 밝혀주시옵소서.”라고 부처님 전에 발원했다.

이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차석부회장 도진 정사(진각종 통리원장)는 기원문을 통해 “우리 불제자 모두는 유한한 내 삶속에서 더 큰 행복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새기며, 내 가족은 물론 내가 만나는 모든 생명에게 마음을 열겠다.”며 “조금만 나누어도 행복해하는 서로의 모습을 기억하고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혜롭게 세상을 보고 나부터 바꿔나가겠다.”고 서원했다.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평화기원 메시지에서 “한 뿌리에서 나온 한 민족이 남북으로 대치되어 있는 이 시대에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대립의 연속이 아니라 부처님의 자비심을 바탕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이 땅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광명이 넘치고 하루속히 한민족으로 서로 화합된 밝은 내일을 향해 희망이 꽃피는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날 연등법회는 원묵 스님의 사회로 △관불 △여는 말씀(총지종 통리원장 우인 정사) △명종 △삼귀의 △반야심경 △개회사 △경전봉독 △발원문 △기원문 △평화기원 메시지 △행진선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연등법회 후 사부대중은 윤성이 동국대학교 총장의 행진선언에 따라 오후 6시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동대문(흥인지문)으로 이동했다. 오후 7시 불교지도자들을 선두로 한 사부대중은 동대문(흥인지문)에서 종로 일대를 거쳐 조계사까지 오색찬란한 연등을 들고 제등행진을 펼쳤다.

제등행진은 선두-1등단-2등단-3등단-4등단-5등단 순서로 종로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천태종은 5등단 세 번째로 마야부인행렬과 국기·종기·코끼리·부처님연꽃·황룡 등의 장엄등을 앞세워 제등행렬에 동참했다. 특히 올해는 법화비유(파도불/일불승/백우)·법고·범종각 장엄등을 새롭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재 제등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등회는 종각역 특설무대에서 열린 회향한마당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5월 1일에는 우정국로 일원에서 전통문화한마당이 진행된다.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이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어울림마당에서 연희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어울림마당에서 연희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행렬등 경연대회 수상작품.
행렬등 경연대회 수상작품.
공연을 펼치고 있는 연희단.
공연을 펼치고 있는 연희단.
연등법회에 참여한 천태종 스님들.
연등법회에 참여한 천태종 스님들.
연등법회에 참석한 외국인 불자들.
연등법회에 참석한 외국인 불자들.
공연을 하고 있는 연희단.
공연을 하고 있는 연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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