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동체대비의 비원 실천하자”

임인년의 새아침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전 세계에 가득한 코로나 질병과 지구촌의 갈등과 대립, 기아와 전쟁 등 칠흑의 무명을 몰아내고 국민의 가슴마다 희망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의 중심은 연기법입니다. 즉 인연생기(因緣生起)입니다.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입니다. 모든 존재가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하여 성립하였다가 조건이 변함에 따라 사라지는 중중제망(重重帝網)의 연기세계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코로나 질병의 공포와 고통은 인간의 자만심으로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훼손에 대한 자연의 대응입니다. 이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책은 인간이 자연에 대한 자세를 바꾸는 것입니다. 나와 남이 둘이 아니며 나와 더불어 남이 존재하고,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며 인간과 더불어 자연이 공존(共存)하는 만유동일체(萬有同一體)입니다.

새해에는 유마거사의 “중생이 아프면 보살이 아프고, 중생이 나으면 보살도 낫는다.”라는 대자대비의 가르침으로 종교와 이념, 남녀와 세대, 계층과 빈부를 초월하여 모두가 보살심을 가져 개개인이 행복하고 세상이 화평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인류시여! 나고 날 적마다 영원한 행복과 복락을 누리고자 한다면,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하고 이 화두를 일상생활하는 가운데 하루에도 천번만번 챙기고 의심하면 몰록 ‘참나’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하면 만유의 본질을 바로 보는 안목이 열리어 나와 남이 둘이 아닌 동체대비의 비원(悲願)을 실천하여 인류가 하나되어 태평성대를 누립시다.

진각종 총인 경정 정사.

“공심 밝혀 공도 세우자”

공심(公心)을 밝혀 공도(公道)를 세웁시다.

새해의 대일(大日)이 밝았습니다. 대일의 무량광명은 시공을 넘어서 뭇 중생의 삶의 터전에 한없이 비추니 누리에 새날의 희망 가득하길 서원합니다.

공심(公心)은 밝음이고 사심(私心)은 어둠이라. 공사(公私)를 세워서 진실이 살아나도록 진각(眞覺)의 종문을 법계에 헌공(獻供)하니 각성(覺性) 깊은 선남선녀가 정토를 만듭시다.

지혜 밝고 공도를 세워야 지도자가 되고 국민이 먼저 공심을 일으켜 성스럽게 되면 사도(私道)의 덫을 뛰어넘는 맑은 사람이 따뜻한 웃음 짓는 나라의 길잡이가 됩니다.

생명은 중중(重重) 무진(無盡) 서로 어울려서 저마다 빛 품은 품격으로 장엄세계 나툽니다. 미증유의 역병이 인생의 안락을 위협하지만 공존의 자비심으로 그 아픔을 이겨갑시다.

종교가 공심을 세워 본보기를 보이면 정치는 정법을 따라서 정론으로 겨루고 경제는 공영을 향하여 발전을 더 하여 다 함께 즐거운 세상이 여기 열립니다.

기쁨이 슬픔을 다독여서 새 기운을 북돋워서 새해에도 손잡고 화순和順하며 수행합시다.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쉬지 않고 참구해 깨달음 얻자”

새해는 임인(壬寅)년이라는 호랑이를 상징하는 해이다.

불교에서 호랑이는 위엄과 용맹함, 지혜를 수호하는 영물이다. 당대의 선지식을 호랑이라 지칭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승보살이자 협시보살 가운데 하나인 문수보살이 중생들에게 지혜를 전할 때 호랑이가 함께 등장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도(道) 닦는 사람은 승속(僧俗)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일상(日常)속에서 지혜의 눈으로 참구하고 법을 보시한다. 예로부터 도(道)를 성취한 대선지식(大善知識)들이 용맹정진 한다는 것도 바로 이 호랑이의 기상처럼 용감하게 참구한다는 뜻이다.

백천만겁에도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나 달력이나 넘기면서 호구지책(糊口之策)에만 매여서 살아야 되겠는가. 호랑이처럼 용맹하게 정진하고 지혜롭게 살며 일편단심 도(道)에 드는 마음으로 화두를 참구하면 반드시 견성 성불한다. 물질의 복은 껍질이고 마음의 복은 복의 내용이다. 코로나 병이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복(福)의 내용을 채우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부대중들이여! 쉬지 않고 참구하여 육체에 코로나도 이겨내고 마음에 깨달음도 얻길 바란다.

총지종 종령 법공 정사.

“용맹정진해 일체 고통 여의자”

부처님께서는 일체가 고(苦)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생이 겪는 인생고(人生苦)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모두가 겪는 중생의 공통된 인연사(因緣事)라 할 수 있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일체개고(一切皆苦)는 세상에 대한 바른 이해로써 고난과 괴로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을 역설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는 일체중생이 빈곤과 가난, 질병과 고통에서 해탈하는 한 해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금년은 임인년 호랑이 해입니다. 호랑이는 12간지 가운데 용맹스러움을 나타냅니다.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힘찬 한 해가 되기를 서원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긴 터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생들의 무명(無明)과 공업(共業)에서 비롯된 역병(疫病)은 결국 우리 삶의 생노사(生老死)를 지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팔정도(八正道)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바른 행과 바른 삶을 영위해나가는 것이 넓은 의미에서 불교의 실천적 삶이오, 좁은 의미에서는 방역(防疫)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른 노력이 팔정도의 정정진(正精進)이오, 부단한 노력이 용맹정진(勇猛精進)입니다. 그 용맹은 임인년 호랑이의 품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매사에 용맹정진하는 자세로 일체 고통을 여의고 일체 역병을 극복해나가야겠습니다.

삼론종 종정 혜승 스님

“상극의 차별세계 버려야”

구래부동여여불(舊來不動如如佛)이니

심기명정(心旣明淨)에 쌍차이변(雙遮二邊)하고
정입중도(正入中道)에 쌍조이제(雙照二諦)니라

마음이 이미 맑고 깨끗해지면 양변을 다 막고,
바르게 중도에 들어가면 두 법을 다 비추느니라.

현실 세계란 전체가 상대적 모순이다. 선과 악, 옳음과 그름, 있음과 없음, 어둠과 밝음등 이들은 서로 상극이며 이 모순과 대립이 바로 투쟁의 세계이니 투쟁의 세계는 우리 종교인의 참 목표가 아니다.

진정한 평화의 세계는 모든 상극의 차별 세계를 버려야 함이니, 양변을 다 버리면 쌍차이변(雙遮二邊)의 세계가 쌍조이제(雙照二諦)가 되는 것이다.

불입종 종정 면철 스님.

“삶의 진실에 눈 뜨자”

불기 2566년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분께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세월에 속아 사는 중생들은 날짜와 시간에 금을 그어 새기지만 부처님의 경지에서는 모두가 가여운 짓일 뿐입니다.

시간과 공간에 속박된 삶을 살면서 한시적인 것에 정신을 빼앗긴 중생들이 가엽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가치 없이 낭비하는 시간과 취하지 말아야 할 것에 매달려 허우적거리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인생은 소중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삶의 진실을 깨쳐야 합니다.

왜 태어났으며 왜 살아야 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 학문이 아무리 많아도 존재의 실상을 깨치는 공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만이 가능합니다.

새해에는 먼저 자신의 실체를 알아가는 공부부터 시작하기 바랍니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게 되면 자신과 같이 타인의 소중함도 알게 될 것입니다.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할 때 우리가 사는 사회는 서로 돕는 정토가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힘든 시절이지만 배려하며, 근심 없이 사는 사회가 되도록 다 함께 삶의 진실에 눈 뜨는 한 해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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