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문학사상硏ㆍ한국선차문화硏 공동주최
12월 17일, 천태종 서울 삼룡사 경내서 개최

매월당문학사상연구원과 한국국제선차문화연구원은 12월 17일 오후 2시 서울 삼룡사 3층 지관전에서 ‘매월당 김시습 초암차법의 재발견’을 주제로 제1차 매월당 김시습 초암차법 전승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조선 초기 초암차법을 제창하고 선차(禪茶) 문화를 중흥시킨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 1435~1493)의 차도(茶道)가 가진 진면목을 연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매월당문학사상연구원(이사장 무원 스님ㆍ천태종 종의회의장ㆍ서울 삼룡사 주지)과 한국국제선차문화연구원(원장 최석환)은 12월 17일 오후 2시 서울 삼룡사 3층 지관전에서 ‘매월당 김시습 초암차법의 재발견’을 주제로 제1차 매월당 김시습 초암차법 전승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1부 개막식에서는 매월당 영정에 올리는 헌다의식과 단차ㆍ초암차법 서예 봉정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전통예절진흥회의 ‘전다법’, 차행법 숙우회 람화의 ‘란주말차’ 등 초암차법 시연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문덕 스님은 교육부장 갈수 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매월당은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다승으로서의 면목도 여실히 보여 ‘초암차’의 길을 열었다.”면서 “그 차도의 진가를 밝혀 후대로 전승함은 오늘날의 지식인과 차도인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문덕 스님은 또 “지금 우리는 매우 혼란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때에 매월당의 차향 가득한 초암차 선풍이 널리 전해져 각박한 세상이 따뜻하고 향기로워 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위로이자 치유가 될 것”이라며 “오늘 학술대회가 시대의 고난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 청정불심을 증득하는 아름다운 인연으로 회향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매월당문학사상연구원 이사장 무원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2006년 울산 불일암 옛터가 드러나면서 매월당 초암차의 실체가 하나씩 밝혀졌고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면서 “오늘 학술대회는 500년간 이어진 매월당 초암차법의 정신을 잇고, 조선 초기 초암차법을 제창한 매월당 김시습이 한국 차문화사에 끼친 공적을 중심으로 초암차법의 정신을 높이고 선양코자 한다.”고 설명했다.

학술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축사도 이어졌다.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경혜 스님(천태종 교무부장)은 “오늘 학술대회는 매월당 ‘초암차’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는 신호며, 향후 무궁무진하게 퍼져나갈 초암차 향기로 ‘다선일미’의 참모습을 궁구(窮究)하는 길을 여는 것”이라며 “이 학술대회의 성과와 열정이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와도 좋은 인연을 이뤄 차 문화발전의 도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최석환 한국국제선차문화연구회장의 ‘고려의 점다법을 중흥시킨 매월당 초암차법의 국제적 위상’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최 회장은 “매월당의 〈매월당문집〉에 수록된 차시 ‘산속에 살며(習之山居)’를 통해 매월당의 초암차법은 ‘점다법’임이 분명하게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대부분의 일본 초암다실에서 대나무 홈통으로 물을 끌어와 하나의 수조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매월당의 초암차법과 담양 소쇄원의 전통을 이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개국하면서 잎차문화로 변화하는 시점에 매월당은 점다법을 고집하고, 말차도로 초암차법을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정간 매월다암연구원장은 한ㆍ중ㆍ일의 다도사(茶道史)에서 매월당 초암차 연구가 갖는 가치와 의의를 한차 문명의 이전과 수용을 통해 조명한 ‘동아시아 다도사에 있어서 매월당 초암차 연구의 가치’를 발표했다.

최 원장은 “선차가 출가자의 무일물(無一物)의 사상, 무소유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면, 매월당 김시습의 초암차 정신은 재가사상, 선비의 청빈사상, 선가의 풍류도 사상을 포함한다.”며 “매월당이 초암차를 개발했고, 매월당의 초암차 정신세계가 준초에 의해 잇큐에게 간접적으로 전달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새로운 다도 문화인 ‘와비차’가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박정진 문화인류학자는 ‘조선 차사(茶史)에서 차지하는 매월당의 위치’ 주제발표를 통해 매월당의 초암차도가 어떤 경로로 형성되고 계승됐는지에 대해 조명했다.

박정진 씨는 “조선 차사에서 다산-초의-추사로 이어지기 이전에 이미 매월당-점필재-한재로 이어지는 풍류차, 청담차의 전통이 있었으며, 이들의 전통은 동아시아 차사에서 중국-조선-일본을 잇는 매개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매월당의 연구를 지속하는 일은 우리 문화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있어서 주체성을 확립하는 길이자, 사대-식민주의의 틀을 깨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공종원(언론인)ㆍ이병욱(고려대, 한국외대 강사)ㆍ김방룡(보조사상연구원장, 충남대 교수) 씨가 각 논문에 대한 논평자로 나섰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의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됐다. 

무원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경혜 스님이 축사를 하고 있다.
경혜 스님과 갈수 스님이 다도회 시연을 받고 있다.
교육부장 갈수 스님이 총무원장 문덕 스님의 치사를 대독하고 있다.
최석환 한국국제선차문화연구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최정간 매월다암연구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박정진 문화인류학자가 발표하고 있다.
공종원 씨가 논평하고 있다.
김방룡 보조사상연구원장이 논평을 하고 있다.
삼룡사 다도회가 헌다의식을 하고 있다.
삼룡사 다도회가 단차의식을 하고 있다.
전통예절진흥회가 전다법을 시연하고 있다.
차행법 숙우회 람화가 란주말차를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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