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심포지엄에서 학담스님 주장

"북한포교는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훈습(熏習) 즉, 차츰 배어듦'의 관점에서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상임집행위원장 학담 스님은 6월 22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심포지엄 ‘북한의 종교지형 어떻게 그려야 할까?'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학담 스님은 ‘민족의 하나됨과 종교의 역할'이라는 발제문에서 “남과 북 사이에는 반세기가 넘는 단절의 시간을 통해 체제의 다름이 생긴 만큼 종교를 보는 큰 시각 차이가 있다”며 “우리말에 ‘저절로 우러나온다'는 말이 있듯 북한사회의 특수성 속에서 나름대로 존속하고 있는 종교를 그대로 인정해 받아들이고 서로 교류 협력하며 차이점을 해소해 간다면 서로간의 소통과 닮아감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몇 년 전까지 묘향산 보현사에서 머리를 기르고 남측 대중을 맞이하던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성원들의 모습이 머리를 깎고 가사장삼을 걸친 스님의 모습으로 바뀐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스님은 또 “대북포교를 말하기 전에 종교인 스스로 철저한 자기반성이 우선 돼야한다”며 “종교의 진리를 가지고 종교가 없는 북한 인민을 해방시키겠다는 논리는 종교적 관념론에 지나지 않으므로 진정 종교의 가르침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분단의 질곡 속에서 화해를 통해 분단을 타파함으로써 자신의 종교적 가치를 실현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2006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학담  스님 이외에도 개신교 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 의정부교구 민족화해 사목 담당 남궁경 신부가 개신교와 가톨릭의 입장에서 주제발표를 했고, 서울대 종교학과 윤이흠 명예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금순 박사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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