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현황을 살펴보고, 불교적 가치가 반영된 현실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는 10월 28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현대사회와 호국불교’를 주제로 기후변화와 불교실천과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신승철 생태적지혜연구소 협동조합 이사장은 ‘기후변화 관련 국제사회 대응 현황’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기후변화의 현황과 흐름을 진단하고, 각국의 자발적 의무공여(NDCs)와 대응양상에 대해 설명했다. 또 통화주의 정택과 향후 탈성장 상황에서의 쟁점 등을 소개했다.

신 이사장은 “기후위기는 개인의 죄책감을 유발하며 더 줄이고 아끼라고 말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등 결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기후행동을 통해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전환은 빠르고 생활은 더욱 활력 있는 탈성장 전환사회로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정희 기후위기비상행동 운영위원장은 ‘국제시민사회 및 한국사회 대응 현황’을 주제로 기후위기에 대한 글로벌 기업ㆍ국제시민사회ㆍ국제 종교기구 등의 대응방식에 대해 발표했다.

민 위원장은 “경제성장ㆍ녹색성장을 목표로 하면 기후위기는 더 이상 막을 수 없으며 한국 시민사회의 기후운동은 사회적 가치를 돈이나 경제가 아닌 돌봄과 나눔의 가치, 생태적 가치로 전환하는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제 기후위기 해결과 불평등 해소를 위해 우리가 전환해야 할 사회의 비전과 비전을 달성할 수단, 방법을 강구하는데 무게중심을 더 많이 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한국사회 종교계의 대응 현황’ 주제 발표를 통해 불교ㆍ천주교ㆍ기독교ㆍ원불교ㆍ천도교 등 종교계의 기후위기 대응 현황 전반을 살펴봤다.

한 사무처장은 “종교내부에서 탄소제로의 모범을 보이고, 신자들이 생활 속에서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생활양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기업과 정부에 변화를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한다면 사회전반에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속도를 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기후위기 극복과 전환사회를 위한 불교의 사유와 전통(서재영 성균관대 초빙교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불교의 실천과 전개(유정길 녹색불교연구소장) 등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학술세미나에 앞서 조계종 사회부장 원경 스님은 인사말에서 “부처님께서 설파하신 ‘나와 남이 둘이 아니다.’라는 가르침과 인드라망의 세계관이야 말로 우리 세대가 삶과 자연환경에서 나아가 지구와 우주를 바라보는 가장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오늘 세미나를 통해 우리 불교적 가치가 현실적으로 우리 삶에 어떻게 투영되고, 우리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모색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지구는 인류문명에 의해 또 다른 위기에 처해있지만, 우리는 지구와 인간이 하나의 연결된 존재임과 우리 인간의 무지와 끝없는 욕망으로 이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면서 “지구와 우리의 생존은 결코 둘이 아니며, 늦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환경보살로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