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문화재청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9월 28일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를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명칭을 변경하고, 보물로 승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문화재청>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가 보물로 승격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9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를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당간지주는 당(幢)을 걸기 위해 높게 세운 기둥인 당간(幢竿)을 고정하는 지지체로 통일신라 초기부터 사찰 입구에 세워진 조형물이다.

분황사 입구 남쪽과 황룡사 사이에 세워진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는 △고대 사찰 가람에서의 당간지주 배치 △신라시대 분황사 가람의 규모와 배치 △파손된 당간지주가 황룡사지 입구에 자리한 점 등을 토대로 분황사에서 활용하고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해당 문화재의 명칭을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변경해 보물로 지정예고 했다.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사진 속 모양과 현재의 모습에 차이가 거의 없어, 그동안 외적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지주 사이에 세웠던 당간은 남아있지 않지만, 조영기법과 양식이 같은 두 지주와, 거북모양으로 만든 비석 받침돌인 ‘귀부형 간대석(龜趺形 竿臺石)’이 원위치에 온전히 남아있다. 특히 ‘귀부형 간대석’은 통일신라 당간지주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좌우의 두 당간지주는 같은 조영 기법과 양식, 가공수법을 보인다. 전체 형태는 사각 기둥 모양으로 상부로 갈수록 조금씩 좁아지는 형태다. 정상부는 안에서 바깥으로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듯이 가공했다. 당간지주의 안쪽에서 바깥으로 관통하는 지름 15cm가량의 원형 간공(竿孔)은 상중하 3곳에 자리했다. 이러한 수법은 통일신라시대에 주로 적용된 기법이다.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전체적인 형태와 외관 등이 현재 보물로 지정된 △경주 망덕사지 당간지주 △경주 보문사지 당간지주 △경주 남간사지 당간지주 등과 유사성을 보여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경주지역에 소재한 중요 사찰의 당간지주와 유사한 조영 기법과 양식을 보이고, 현존하는 통일신라 당간지주 중 유일하게 ‘귀부형 간대석’을 가지고 있다.”면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유사 당간지주의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문화재 지정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 보물 지정과 관련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두고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쳐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촬영된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의 모습.
당간지주를 받치는 거북모양 비석 받침돌인 귀부형 간대석의 모습.
원형으로 관통된 간공의 모습.
당간과 당간지주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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