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1년 상반기, 전국 19개 합창단 대상
국립합창단 정기공연서 기독교 곡 80% 차지

최근 일부 국공립 합창단이 특정 종교를 찬양하는 편파적 공연을 펼쳐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가 전국 국ㆍ시립 합창단의 공연 통계와 지휘자 종교 편중 조사를 진행, 결과를 발표했다.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 이하 종평위)는 불교음악원(원장 박범훈)을 통해 7월 14일부터 9월 10일까지 전국 19개 국ㆍ시ㆍ도립 합창단을 대상으로 ‘국공립합창단 종교편향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실태 조사는 전국에 설립된 국공립합창단의 공연 내용 등을 파악하여 종교편향성 여부를 조사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조사 지역은 합창단의 특성상 광역시를 비롯한 주요 도심에 활동 근거지를 두고 있음을 감안해 △전국순회(국립합창단) △서울ㆍ경기(서울ㆍ인천ㆍ수원) △강원도(춘천ㆍ원주) △충청도(청주ㆍ아산ㆍ천안ㆍ대전) △영남(대구ㆍ구미ㆍ부산ㆍ창원) △호남(전주ㆍ정읍ㆍ광주ㆍ목포) △제주(제주도립 서귀포합창단) 등을 선정했다.

먼저 인적 구성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합창지휘자협회(이하 KCDA)의 고문ㆍ상임이사 등 합창 관련 실질적 결정권자의 대다수가 개신교회나 성가대, 신학대학 교회음악 등의 배경을 지녔다. KCDA는 국ㆍ시립 합창단 지휘자 조직으로, 실질적 영향력이 가장 큰 단체다. 아울러 국립합창단을 비롯해 전국 주요 시립합창단의 지휘자 전원이 교회음악과 기독교 재단의 교회음악 관련 분야를 활동했거나, 재직 중이다.

국ㆍ공립합창단의 연주 내용과 성향 역시 종교편향성을 띠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립합창단은 3ㆍ1절과 광복절, 시민을 위한 행사 등 기독교 곡 선정이 불가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공연에서 80% 이상의 기독교 곡을 편성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2018년에 13차례 진행된 국립합창단 지방순회공연 중 총 7개 공연에서 기독교 노래가 100%를 차지하거나, 필수 편성됐다. 국립합창단 뿐만 아니라 인천ㆍ수원 등 전국 대부분의 시립합창단에서도 70% 이상의 기독교 곡으로 무대를 구성했다. 

종평위는 “국공립합창단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므로 모든 활동이 국민의 공익을 위해 이뤄져야 함에도, 이들의 인적 구성과 공연 내용에 있어 기독교 찬송 음악 중심으로 매우 편향되게 운영되고 있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이 세상에는 기독교 음악 외에도 다양한 문화, 종교, 국가, 인종의 수준 높은 음악이 다채롭게 존재하므로, 국공립합창단은 국민의 문화적 지평을 넓히고 음악적 소양을 다양화하는데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종평위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특정 종교 편향 행위를 하고 있는 전국 국공립합창단의 실태를 파악할 것과, 향후 △공직자 종교편향 예방교육 △예술단 복무규정 강화 △소통창구 개설 등 다각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고 실시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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