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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명상, 힐링의 아이콘
  • 김재권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 승인 2021.07.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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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시대
우울 현상, 명상 통해
폭 넓게 치유되길

지난 IMF 이후 급속도로 진행된 신자유주의 경제경책과 맞물려, 전 사회적으로 명상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적지 않은 편이다. 10여 년 전에는 전국의 사찰 등에서 템플스테이 열풍이 일기도 했다. 코로나19 시국 탓인지는 몰라도 명상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잠시 소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으로 민생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청년실업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명상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리라 본다.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물질만능주의와 인간경시의 풍조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물질적 풍요의 시대를 구가하는 우리사회의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살지만 가끔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보장 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의 대다수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꿈꾸며 무한경쟁의 소용돌이에 자신을 내맡긴 처지에 놓여있다. 이처럼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보면, 간혹 누구나 살기위해 먹는 것인지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요즈음 그리 밝지만 않은 우리사회의 현실을 볼 때, 어느 곳을 향해 치닫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때로는 우리네 인생이 생존적인 삶인지 실존적인 삶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예컨대 생존적인 삶이란 의식주의 해결에만 매몰되어 먹고사는데 급급한 삶의 모습을 말한다. 실존적 삶이란 의식주의 해결을 중시하면서 삶의 본질과 가치도 함께 중시하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이러한 실존적 고민이 그저 배부른 푸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치부돼서는 안 된다.

인간은 누구나 빈부귀천에 관계없이 인간답게 고귀한 삶을 누릴만한 자격이 있다. 가끔 어린 시절 읽었던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동화책을 떠올려 본다. 주인공인 줄무늬 애벌레는 삶의 의미와 그 가치를 찾아 긴 여행을 하게 된다. 그 때 줄무늬 애벌레는 구름 위까지 치솟은 수많은 애벌레들의 기둥을 발견하고, 그 기둥을 오르는 과정에서 노랑 애벌레와 만나게 된다.

요컨대 줄무늬 애벌레는 노랑 애벌레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구름 속에 가려진 애벌레 기둥의 끝은 무엇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삶의 의미와 그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다. 결국 주인공인 두 마리의 애벌레가 추구하는 삶은 치열한 무한 생존경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애벌레들의 기둥을 내려와 나뭇가지에 고치를 짓고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뒤 자유로운 나비가 되는 꿈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짧지만 두 마리의 애벌레가 보여주는 삶의 여정은 무한 생존경쟁의 현실에 놓여 있는 우리네 삶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삶의 현실이 각박할수록 인간은 늘 새로운 무언가를 꿈꾸고 찾아 나서게 된다. 어쩌면 우리사회에서 명상에 대한 관심은 인간 자신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한 자연스런 현상이자 인간 내면의 발로라 여겨진다.

사실 명상이 가지는 스펙트럼은 대단히 넓다. 더욱이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회자되는 요즘, 개인의 우울을 넘어 전사회적인 집단적 우울이나 사회병리적인 현상들이 명상과의 만남을 통해 폭넓게 치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명상이 단순히 치유의 차원을 넘어 인간 본성(불성)을 자각하는 계기로 승화되길 바란다.

김재권 능인불교대학원대 교수  ggbn@gg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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