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연구소 발굴조사서
사찰이름 각자된 기와 조각도

(재)불교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함안 강명리사지 발굴조사'에서고려시대 금동불좌상과 사찰 이름이 각자된 기와조각 등을 확인했다. 사진은 이번에 출토된 금동불좌상 4점. <사진=(재)불교문화재연구소>

경남 함안군 함안면 강명리 광려산에 위치한 ‘함안 강명리사지’에서 소형 금동불상과 사찰명이 새겨진 기와 조각이 확인됐다.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 이하 불문연)는 7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함안 강명리사지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한 시ㆍ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금동불좌상’과 ‘의곡사(義谷寺)’, ‘중희십오년(重熙十五年)’ 등이 각자(刻字)된 기와 조각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강명리사지가 위치한 광려산은 함안군과 창원시의 경계로, 능선을 따라 석조불상ㆍ절터ㆍ석탑 등 곳곳에서 불교유적이 확인된 지역이다. 이중 강명리사지는 산 남동쪽사면 중단부에 위치했으며, 대형 석축을 여러 단으로 쌓아 건물을 조성한 산지가람이다.

시ㆍ발굴조사 결과 강명리사지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돼 고려시대까지 몇 차례 중수한 사찰 터로 확인됐다. 조사 전에는 공동묘지로 사용돼 훼손된 상태다. 불문연과 문화재청(청장 김현모), 함안군(군수 조근제)은 강명리사지의 보존을 위해 올해 4월에 1차 추정 사역 시굴조사를, 6월에 일부 구간 정밀발굴조사를 실시했다.

이번에 출토된 ‘금동불좌상’은 높이 8cm의 소형 불상으로, 연화대좌와 일체형으로 제작됐다. 부식이 진행된 상태지만, 불상육계ㆍ통견가사ㆍ수인ㆍ광배 고리 등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아울러 불상의 좌ㆍ우측의 연결흔과 연화대좌 바닥의 촉(鏃)을 통해, 당시 삼존불 형태로 제작해 불감(佛龕) 내부에 봉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발굴조사 당시에는 청동그릇 조각과 중심 불상만 출토됐다.

또 조사단에 따르면 금동불좌상과 함께 출토된 ‘의곡사’, ‘중희십오년’ 등이 각자된 기와 조각은 당시 강명리사지에 세워진 사찰의 위세와 사명을 알 수 있는 귀중한 고고학 자료다.

불문연 관계자는 “이번 강명리사지 시ㆍ발굴조사는 오랜시간 방치된 유적의 성격과 사명(寺名)을 찾는 등 함안 지역 불교문화 연구에 새로운 고고학 자료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번 조사를 기점으로 강명리사지에 대한 추가조사, 문화재 지정, 정비, 복원 등이 연계된다면, 광려산 ‘의곡사’는 함안지역의 또 다른 대표 유적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불문연은 2013년부터 매년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중요폐사지 시ㆍ발굴조사’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금동불좌상의 출토 당시 모습.
함안 강명리사지에서 출토된 기와조각(왼쪽)과 기와조각의 탁본(오른쪽.) '의곡사'라고 새겨진 글씨가 선명히 보인다.
중심건물지 전경.
함안 강명리사지 석축 전경.
함안 강명리사지 발굴조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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